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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오프라인 쇼핑의 종말?…온라인 쇼핑의 종말?
“힘들다 힘들다 했어도 피부로 느끼진 못했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확연히 (객수가) 빠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A 대형마트 점장)

“작년에 너무 죽을 써서 올해는 그래도 기저효과라는 걸 내심 기대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 심각하다. 숫자상으로나마 성장세를 기록했던 지방 점포들까지 올해엔 고객 빠지는 걸 실감한다”(B 대형마트 본부장)

유통 현장에서 들리는 소리는 ‘곡소리’에 가깝다. 한결같이 “힘들어 죽겠다”로 요약되는 목소리는 소비감소, 경제위기, 턱 밑까지 겨눈 규제 등 다양한 갈림길로 안내한다. 이유는 달라도 결론은 비슷하다. 말의 뉘앙스는 다소 다르지만 “오프라인 유통은 죽었다. 가격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하는데 구조적으로 안된다. 이젠 온라인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는지 만이 남았을 뿐이다”(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로 귀결된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고전은 소비 행태가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엔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세대를 불문하고 온라인에서 장을 보는 게 일상이 됐다. 1980년 이전에 출생한 ‘디지털 이민자’(베이비부머 및 X세대)들도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결제 시스템의 간편화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았던 이들까지도 온라인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이 죽은 것일까? ‘온라인’이 미래 유통의 열쇠를 갖고 있는 것일까? 문제는 최근의 소비행태의 ‘혁명적 변화’는 이같은 질문마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행태의 혁명적 변화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경제문법마저 허물고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순수한 전자상거래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온라인, 오프라인, 물류 및 데이터를 통합하는 새로운 리테일에 자리를 내주고 전통적인 비즈니스로 축소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시 “힘들어 죽겠다”는 오프라인 유통의 변(辯)으로 돌아가자.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유통가에선 가격전쟁이 한창이다. 온ㆍ오프라인 가릴것 없이 전방위적이다. 오프라인은 온라인에 지지 않기 위해, 온라인은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가격전쟁을 불사한다. ‘가격이 소비자를 인도할 것’이라는 믿음아래…

한 유통업체 임원은 얼마 전 사석에서 “예전엔 (유통) 경쟁력이 싼 가격과 좋은 상품에서 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에 보니 틀렸더라”는 고백(?)을 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 세스 고딘도 “고객이 오직 가격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그것은 아마도 관심을 가질 만한 다른 것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소비행태의 변화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것은 바로 소비자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가 원하는게 진짜 무엇이고, 이들이 무엇때문에 변하는지를 알아야 급변하는 유통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만 나눠 이분법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 

한석희 소비자경제섹션 컨슈머팀장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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