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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연예인 학폭 논란…전문가들 “청소년기 학폭 트라우마, 평생 간다”
-유영현, 효린 등 연예인 학폭 논란…학폭 피해자들 “10년 지나도 생각나”
-전문가 “청소년기 학폭 트라우마 평생 갈 수도”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ㆍ박상현 인턴기자] 연예인들에게 과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청소년기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10여 년이 지난 후에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룹 잔나비의 전 멤버 유영현(28)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틀 뒤인 25일에는 그룹 시스타의 멤버인 효린(30)에게 중학교 3년 내내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현재 유영현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그룹을 탈퇴했고 효린은 글을 올린 이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유영현과 효린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이들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10여년 전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은 여전히 그때를 기억한다고 주장한다.

이들뿐 아니라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그때 일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때 학교 폭력을 당했던 이모(31) 씨는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가해자 이름을 기억한다”면서 “매일 돈을 가져오라고 하고 안 가져오면 때렸다. 빵 심부름을 시킬 때는 정말 자존심이 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맞기 시작하니까 주변에 친구들이 하나 둘 없어지고 심지어 나랑 상관없는 애들도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면서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는 최모(27) 씨는 지금도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게 어렵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경험에 최씨는 “친구를 사귀게 되면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좋아하는지 의심을 먼저 하게 된다. ‘이래봤자 겉으로만 친하고 말겠지’라는 생각에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의 트라우마는 평생을 좌우할 만큼 강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옥식 청소년폭력연구소 소장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건 평생 간다”면서 “청소년들은 특히 발달과정에 있기 때문에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는 몇 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혜 푸른나무청예단 본부장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학창시절 어려움 때문에 대학이나 직장,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관계나 심리ㆍ정서 문제가 있다는 상담 전화가 들어온다”면서 “1년, 2년 지난다고 치유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발달상 청소년기에는 폭력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기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인 데다 사회적 관계가 중요시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임영식 중앙대 청소년학과 교수는 “청소년과 아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나 자기 나름대로 기제들이 굉장히 약하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았을 때 치유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적다”고 말했다. 조아미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기의 발달적 특성 상 친구가 중요한 시기에 친구에게 받은 상처는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소용없을 거란 생각에 피해 사실을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피해사실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학교 폭력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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