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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보안문제 “無” 결론 내고도...美ㆍ中 눈치에 난감한 韓정부
-5G보안 기술자문협의회 다음달 초 종료
-화웨이에만 해당하는 특별결함 없어
-학계 “기술적 보안결함 발견 어려워”
-트럼프 방한, 제2사드보복 ‘낀 신세’


[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정부가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5G 통신장비에 대해 8개월간의 점검을 마친 끝에 화웨이 장비에 보안 상 특별한 결함은 없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났다.

미국이 화웨이 퇴출에 동참해달라고 국내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결론을 받아든 정부는 대북관계와 경제적 보복 우려를 고려해 중국 사정도 살펴야 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놓이게 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범해 10월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 5G보안기술자문협의회가 다음달 초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종료된다.

5G보안 기술자문협의회는 5G 네트워크에 대한 국민들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는 취지로 정부가 주도해 산ㆍ학ㆍ연 보안전문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한국인터넷진흥원, 과기정통부 등 20명 내외로 구성됐다.

협의회에서는 화웨이를 포함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모든 5G 장비에 대해 보안 기능을 점검했다. 특히 출범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어서 협의회 점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8개월 동안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결과 화웨이 장비에 보안 상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협의회에 참석한 정부 측 한 관계자는 “다른 통신장비 업체에는 없고 화웨이에만 발견된 보안 상 결함은 없었다”며 “반대로 화웨이 장비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업체 장비에서 발견된 보안 상 결함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기술적으로 보안점검을 실시한 학계측 관계자도 “통신사와 통신장비업체에 보안요소 점검 항목을 요청해 이를 기술표준에 맞는지 점검하는 방식이어서 그 이상으로 장비 하나하나를 다 뜯어보는 것은 쉽지 않다”며 “장비 자체에 보안 문제가 있으려면 실질적으로 누군가 공격을 가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보안 문제가 드러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협의회 내 기술 부분만 점검하는 연구반도 사실상 화웨이가 전반적으로 보안 상 모든 항목을 다 통과한 것으로 결론냈다.

보안점검 과정에서 화웨이와 다른 장비업체의 공통적인 문제가 발견됐어도 이는 대부분 조치됐다고 협의회 관계자는 덧붙였다.

협의회는 다음달 마무리되지만 이 같은 결론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 일단 마지막 회의에서 정부 측 의견이 내부적으로만 전해지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협의회 내에서도 정부가 이 같은 결론을 공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협의회에 참석한 또다른 관계자는 “화웨이가 세계적으로 가장 큰 장비 없체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면서도 “한쪽(미국)에서 기술적으로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화웨이 이슈’가 정치ㆍ외교적 문제로 확대돼 정부도 미국과 중국 사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G20을 계기로 방한해 화웨에 견제를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이 무산된 가운데, 정부가 미국 쪽으로마저 기울게 되면 ‘제2 사드보복’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협의회에서 나온 결론에 대해 정부가 방향을 정하기보다는 통신 시장의 해석에 맡기는 수순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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