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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분쟁 ‘장기戰’ 준비하는 트럼프?
160억달러 규모 농업 구제방안 발표
주요외신 “무역전쟁 장기화 위한 포석”
G20서 시진핑과 정상회담 성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세계 경제에 불어 닥친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로 피해를 입은 자국 농민들에 대한 구제책을 내놓으며 장기전을 위한 채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오는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기간 내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 간 무역전쟁을 조기 봉합할 유일한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정상회담 무용론이 제기됨에 따라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 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160억 달러(한화 약 19조원) 규모에 달하는 농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공화당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농부들의 표심 달래기에 나섰다. 농무부는 이 중 145억 달러는 직불금 형태로 세 차례에 걸쳐 지급할 예정으로, 첫 번째 지급은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 정부에 수 천억 달러의 관세를 지불함으로써 이 계획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농업 구제 조치가 재선용 표심 잡기라는 표면적 목적 외에도, 무역전쟁 장기전을 대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에 가담하는 기업들이 늘고,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농민들에 대한 구제금융을 발표하는 등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위해 더욱 파고들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1.11%, 1.19%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1.58% 떨어졌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금리) 마저 17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무역전쟁 장기화가 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레이 레미 다이와 캐피탈의 채권부문 책임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무역전쟁이 세계 성장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는 전망이 채권 금리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회담 성사 여부는 장기화 위기에 놓인 양 국간 무역분쟁의 향배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일본에서 열리는 G20에서 만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마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를 예고한 데다, 미국이 ‘화웨이 보이콧’을 필두로 기술전쟁을 본격화하는 등 양 국간 갈등이 격화일로를 달리면서 G20 기간 내 두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 지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확신한 미국과 달리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서두르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장옌성 수석연구원은 지난 22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G20 기간 중 미중 정상회담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체면을 세워야 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만남이 곧바로 종전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미국의 고율 관세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노무라 글로벌마켓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시나리오는 오는 6월 말 G20에서 시 주석을 만난 이후에도 2019년 말까지 모든 중국 수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에 합의하면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밝히며, 화웨이를 본격적인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개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화웨이가 포함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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