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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가 행복한 나라]외로운 대한민국 아동들, 친구 9명→5명 ‘감소’ㆍ 결핍지수 ‘최고’
놀 권리 잃어…가장 하고 싶은 것 ‘친구와 놀기ㆍ운동’
우울ㆍ공격성, 나빠지는 추세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23일 정부가 내놓은 ‘포용국가 아동정책’의 촛점은 아동정책에 대한 국가 책임의 확대에 맞춰졌다. 대한민국 아이들의 행복도가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단순히 양육의 대상으로 아동을 대하는 게 아니라 현재 행복할 수 있게 놀이시설을 확보하고, 체벌 금지 등 인권을 제고하는 과제가 핵심이다.

실제로 지난해 조사한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결핍 수준은 31.5%로 집계됐다. 물론 지난 2013년 54.8%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 국가 29개국과 비교할 때 헝가리(31.9%)에 이어 두번째로 결핍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14개 항목 중 2개 이상의 항목에 ‘아니요’라고 답변한 아동의 비율이다. 아동의 삶 만족도 역시 OECD 국가 내 최하위에 머물렀다.

구체적으로는 놀 시간이 부족하고, 관계에 목마른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사와 의류, 인터넷 등 물질적 결핍에선 응답률이 10% 아래로 낮았지만 여가활동(26.0%), 친구 초대(15.2%), 가족행사(11.7%) 등 사회관계에 대한 결핍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부모와 아동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평균 2시간 30분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었다. 청소년기(9세-17세) 친구의 수도 2013년 7.8명에서 지난해 5.4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자유롭게 놀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억제되고 있었다. 아동의 방과후 희망활동과 실제활동 간 괴리가 가장 큰 분야는 ‘학원ㆍ과외’였다. 학원이나 과외활동을 하고 싶다는 응답은 29.7%에 불과했지만 실제로는 57.6%가 사교육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반대로 친구와 놀고싶다는 응답은 32.7%였지만 실제로는 13.8%만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운동하기 분야도 희망보다 실제활동이 크게 저조했다. 일주일에 하루 이상 운동을 하는 아동은 1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건강도 나빠졌다. 아동의 우울 및 불안지수는 2013년 1.3점에서 지난해 1.9점, 같은 기간 공격성은 1.3점에서 2.0점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전체 아동의 약 33.7%로 집계됐다. 청소년기 아동 중 3.6%가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동의 비만율은 2008년 11.2%에서 2017년 17.3%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잠재능력을 이끌어 낼 발달 측면에서 그때 제공해야 할 경험이 있지만 현재 아동들은 학업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덜고,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아동정책은 이전 대책과는 차이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아동수당, 의료비 경감, 공공 돌봄서비스 등 보편적 지원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지난해 9월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올해 약 270만명이 혜택을 받게 될 예정이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2016년 2859개소에서 올해 3948개소로 약 40% 늘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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