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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좋은데 임금ㆍ가격은 그대로? 깊어지는 美 연준의 고민
低인프레이션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완전 고용시장 조성 하에 임금인상 없는 고용 가능…제품 가격 인상 요인도 사라져
저물가 상황에서 연준 통화 정책마저 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의 일자리 시장이 활기를 띠고, 경제상황 역시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물가는 여전히 2% 수준을 믿도는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를 지켜보는 연방준비제도(Fed, 이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결국에는 경제 상황을 해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단순히 통화정책만으로는 저(低)물가 상황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실업률 하락과 높은 경제성장률의 ‘콤보’에도 불구하고 고용주들이 근로자의 임금과 제품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현실을 조명, 임금 상승이 없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상황까지 이어질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NYT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대단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는 경제를 해칠 수 있다”면서 “적당한 가격 인상은 이윤을 짓누르지 않고 임금이 오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제 선순환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근로자를 위해 경쟁하면서 임금 인상을 가속화하고, 그것이 제품 가격을 인상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전달됨으로써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저물가 상황의 주요 배경으로는 ‘완전 고용에 가까운 노동시장’이 거론된다. 최근 미국의 낮은 실업률이 증명하듯, 미국의 노동 시장은 ‘완전 고용’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기존 노동력 확보라는 기업의 임금인상 요인도 함께 사라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2016년 이후부터 줄곧 노동시장을 ‘완전 고용 혹은 거의 완전한 고용’이라고 설명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노동시장의 고용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NYT는 “지속적인 노동력 공급으로 기업은 임금과 가격 상승없이 활발한 고용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면서 “결국 시간당 국민들의 평균 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연준 건물에 걸려 있는 성조기 [로이터]

노동 시장 상황과 더불어 기술과 세계화 역시 물가를 억누르고 있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마존 등 값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켓’이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은 높은 지출을 쉽게 피할 수 있게 됐다.

원인이 무엇이든 현재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갖고 있는 ‘위험’은 글로벌 경제마저 불안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인플레이션 하락은 경제가 성장세가 약해지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이 내일 물가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현금을 비축함에 따라 경기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이것은 또한 정책입안자들이 또다른 불경기를 대비해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경기침체 기간 동안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릴 만큼 금리를 인하할 수 없을 것이고, 경기 순환이 지날 때마다 기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고위 관리들은 오는 6월 시카고에서 만나 통화 정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현재 저물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이뤄져야 할 지 논의할 예정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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