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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거우면 맛이 안난다? 고혈압은 어쩌죠
짠 반찬이라도 조금만 먹으면 저염식에 도움…
고지혈증 땐 조개류 등 섭취 제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48) 과장은 매년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으니 주의하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의사는 담배는 무조건 끊고 특히 음식을 싱겁게 먹으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바닷가가 고향인 이씨는 어려서부터 짠 젓갈이나 해산물을 많이 먹고 즐긴터라 지금도 이런 음식을 주로 찾게 된다. 자신이 먹는 음식이 다른 사람보다 간이 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은 싱거워서 맛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혈압 수치가 많이 높아져 이씨는 식단조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데 이는 증상을 잘 못 느끼고 여러 해 동안 병을 가지고 있다가 치명적인 심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든다고 고혈압에 걸리진 않는다. 좋은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만 바꾸어도 충분히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직접 사망원인 아니지만 합병증 위험 높여=고혈압은 피가 혈관 벽을 너무 세게 미는 것을 의미하는데 수축기 혈압이 140 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혈압이 이렇게 높게 유지되면 서서히 혈관 벽에 손상과 변화가 생겨 합병증이 발병하게 되는데 문제의 혈관이 뇌혈관이면 뇌경색이나 뇌출혈, 심장의 관상동맥이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키게 된다. 또 대동맥이 늘어나거나 터질 수 있고 심부전으로 숨이 차기도 하고 콩팥기능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고혈압은 그 자체가 사망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고혈압에 의해 발병하는 합병증이 사망 확률을 높인다. 박창규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고혈압은 동맥경화를 유발시키는 주범으로 체내 여러 곳의 동맥에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며 “이 같은 동맥경화는 중요한 장기인 심장의 관상동맥, 뇌의 동맥, 신장동맥, 사지의 동맥, 대동맥 등에 발생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동맥의 탄력성을 약화시켜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고혈압 증상이 지속되면 결국 심장의 펌프 기능을 약화시키고 심부전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망막의 출혈이나 박리를 일으켜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한마디로 고혈압은 심장이나 뇌 같은 중요한 기관을 침범하는데 일단 합병증이 생기면 치료가 어렵고 점차 진행해 치명적이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고 말했다.

▶ 음식은 최대한 싱겁게, 조금만 먹어야=고혈압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소금(식염)의 과다 섭취는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 사람의 1일 평균 식염 섭취량은 20mg 정도인데 실제 권장량은 그 절반인 10mg정도다.

음식 간은 개인차가 심하므로 싱겁게 먹는다는 것이 실제로 염분섭취가 적다는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간에 의존하기 보다는 염분을 적게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음식 중에 밥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국, 반찬은 간이 있다.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저염식사는 반찬을 적게 먹는 것이다. 박 교수는 “싱거운 것이라도 많이 먹으면 염분섭취는 많아진다”며 “싱거워서 음식을 먹기 힘들 정도로 간을 하기 보다는 짠 반찬이지만 조금만 먹으면 입맛을 유지하면서 저염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갖도록 해야 염분섭취를 적게 하는데 쉽게 적응시킬 수 있다. 또 칼로리(열량) 제한은 비만한 고혈압 환자에게 특히 요구되는데 표준체중을 목표로 하여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저칼로리 식사라도 식품을 골고루 사용하고 미네랄이나 비타민 같은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지방 섭취는 줄이고 미네랄ㆍ비타민은 풍부하게=동맥경화성 합병증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으로는 생선 알, 굴, 조개류, 새우, 오징어, 닭 내장, 각종 육류, 동물의 간, 버터, 마요네즈 등이다. 이들은 특히 포화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고지혈증이 있을 때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불포화 지방산은 식물성 기름으로 호두, 땅콩, 아몬드, 잣 등의 견과류와 올리브유, 참기름, 낙화생유, 면실유, 들깨기름, 옥수수기름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은 많이 먹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야자유, 코코아유 등은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박 교수는 “한편 칼륨이 풍부한 오렌지, 멜론, 바나나같은 과일, 각종 야채, 우유, 요구르트 등은 고혈압이 있을 때 좋은 음식”이라며 “그 외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초류 등에는 미네랄이 풍부해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에 있어 식이요법과 함께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지속하면 혈압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 본인이 평소에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선택하되 비교적 중간정도 강도로 하루 30~60분씩, 1주일에 4~5일정도 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하지만 역기와 같은 중량 운동이나 빨리 달리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많은 힘을 쓰는 운동, 다이빙과 같이 머리를 낮추는 운동은 오히려 혈압을 올릴 수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운동 전후로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하며 무리한 운동을 한 번에 몰아서 하면 오히려 해롭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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