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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견·하청 등 간접고용 제외시 대기업 노동생산성 최대 11% 과대평가”
한은, 숙련노동 업종엔 부정적

파견, 사내하청,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를 배제시킬 경우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최대 11% 이상 과대평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발표한 ‘간접고용을 보정한 기업단위 노동생산성 추정(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자료에 따르면 간접고용 미고려시 중소기업(직접고용 300인 미만)은 노동생산성이 3.9~4.4%, 대기업(직접고용 300인 이상)은 8.7~11.2% 각각 과대평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체패널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중소기업의 간접고용자 비율은 전체 노동자의 4.3%를 차지하고, 대기업은 1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존의 노동생산성은 간접고용 노동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간접고용 노동자를 사용하는 기업의 노동생산성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웠다”며 “기업이 간접고용 형식으로 고용하면 이들의 생산활동 결과로 기업의 산출량(분자)은 늘어나지만 노동투입량(분모)에는 간접고용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고용 노동자수 기준으로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총노동자수 대비 간접고용 노동자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규모가 클수록 노동생산성에 대한 편의(bias)도 확대된다”고 밝혔다.

고숙련 노동 위주 제조기업은 간접고용 비중이 1%포인트 상승했을 때 간접고용까지 고려한 노동생산성이 0.9% 하락했다.

주물주조, 도금, 제련 등 고숙련 노동 위주 업종의 경우 간접고용 확대는 노동자의 인적자본 축적을 막아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간접고용이 늘어날수록 업무 몰입도와 연속성이 낮아지고 특정 기업에만 필요한 기술 위주로 습득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식료품·음료 등 비숙련노동 위주 제조업은 간접고용 비중과 생산성 사이의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고위기술 서비스업에 대해선 간접고용 비중 확대가 전체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프로그래밍 서비스, 컴퓨터시설관리 등 업종에서는 간접고용 비중이 1%포인트 오르면 노동생산성이 2.2% 향상됐다.

이들 업종은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다양한 인력이 필요해 기업이 특정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외부인력을 간접 고용하면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부인력을 직접 고용할 때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기존 인력과 전문성을 갖춘 간접고용 인력이 상호 보완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이영재 과장·송수혁 조사역은 “간접고용을 고려하지 않은 노동생산성을 기준으로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경우 기존 지표의 편의(bias)를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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