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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넓어진 한·중 하늘길…韓中 항공 ‘생존게임’
베이징·상하이노선 LCC도 취항
중국 항공사들 저가공세 불보듯
국내 항공업계 출혈경쟁 우려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5년간 운항해 온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하늘길이 저비용항공사(LCC)에도 활짝 열렸다.

이번 중국 항공운수권 배분에서 대부분을 LCC가 가져가면서 항공권 가격이 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항공사와의 ‘반값 대 더반값’이라는 출혈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막대한 정부보조금을 활용한 덤핑운임으로 상대국 항공사를 고사시킨 후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LCC ‘기회의 하늘길’ 열렸다?=대형항공사(FSC)가 독점하던 중국 하늘길이 LCC에게도 열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한ㆍ중 항공회담에서 증설에 합의한 항공운수권을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LCC는 총 30개 노선, 주 118회를 추가로 배분받아 대형항공사(8개 노선ㆍ주 21회)를 압도했다. LCC가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펼 것으로 예고하면서 중국 항공권 가격도 크게 내려갈 전망이다. 현재 LCC의 중국 항공권 운임은 대형 항공사의 70~80% 수준으로, 여기에 가격경쟁이 시작되면 ‘반값 항공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발 중국 신규 노선은 초기 고객확보가 관건”이라며 “파격적인 할인으로 가격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 등에 업은 中 LCC ‘저가 총공세’ 불보듯=이번 한-중 하늘길이 열린 가운데 중국의 저가 공세에 한국 업체들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도 10일 한-중 운수권을 신규 배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도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대형항공사 위주로 운행했지만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LCC들에 운수권을 대거 배분할 전망이다.

중국 LCC들이 운수권을 받으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강점을 내세워 한국 LCC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 때문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중국 국가발전위원회 및 지방정부를 통해 ‘민항발전 기금 및 세금 환급’ 명목으로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막대한 정부 지원으로 중국 항공사들은 저가티켓 공세를 통해 경쟁국 항공사의 노선 철수나 구조조정을 초래했다. 미국의 아메리카에어라인과 하와이안항공은 일부 중국노선을 철수했고, 아시아 주요항공사도 실적악화에 따른 대규모 인력감원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중국의 대형 항공사들도 한국 항공업계 입장에서는 위협존재로 부상하게 됐다. 중국 대형항공사와 점유율 확대시 환승수요 유출 가능성 때문이다. 베이징 신공항 개항에 따른 중국 항공사들의 공세도 예상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의 LCC가 이번 운수권 배분을 받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가격경쟁력에서 한국 LCC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면서 “베이징, 상하이 노선이 확대됨에 따라 인천공항의 환승수요가 더 저렴한 중국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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