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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가성비 높은 총대를 메라!
‘제약회사 영업부에 다니는 직장 경력 8년 차 차장입니다. 부서 전체가 동종업계 영업직들과 알고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정보 공유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담합 의심을 사서 관계 기관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혐의가 없다고 판정이 나왔는데 감사실에서 경위 조사를 시작하자, 부장이 제 명의로 경위서를 내라고 합니다. 이런 총대를 메야 하는 건가요?’

경위서를 쓴 다음에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즉, 모든 걸 나 혼자 덮어쓰고 죽으라는 총대라면 메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질문의 뉘앙스로 봐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공적 기관에서 혐의가 없다고 판정이 나왔으니 문제가 될 건 없는데, 윗선에서 왜 이런 사달이 났느냐고 궁금해서 알아보라고 한 거 같다. 영업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동종업계 직원들과도 알게 되어서 정보 공유를 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실은 부장도 잘 알고 있으나 부서의 장이 ‘담합’이라고 오해받을 일을 했다고 경위서를 쓰려니 망설여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밑에 과장이나 대리한테 쓰라고 하자니, 위는 빠지고 아랫사람만 희생타로 삼는 비겁함이 보여서 결국 차장인 이분에게 부탁하는 것 같은데, 사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필자라면 이 경우에는 경위서를 쓰겠다. 크게 문제 될 일은 아니면서, 한번 나섬으로써 부장과 동료, 부하들한테 신세를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끝까지 거부해서 부장이 직접 쓰게 하거나 다른 아랫사람이 쓴다고 쳐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십중팔구는 ‘저 살길만 찾는 이기주의자’라고 뒤에서 손가락질할 것이다.

부장으로부터 총대를 메 달라고 부탁받아서 힘든 차장님이여!! 내 모든 것을 거는 총대는 주의하라! 그러면 외롭다. 남들이 등을 돌려버리니까! 위험이 느껴지면 ‘부서 전체 공동명의로 쓰자’고 하라. 그러나 자리를 걸 정도가 아니라면 ‘내가 막겠다’고 나서라. 조직 속에서 리더로 성장하는 것은 실력과 계산보다 주위의 ‘신망(信望)’이 더 크게 작용한다. 위기에서 방패를 자임하며 막아 줬던 사람이라 모든 이가 그를 믿고 기대려 할 때 신망은 최대치가 된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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