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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제재에 유가 급등…엇갈린 장기전망, 사우디 UAE 등 관건
5월 이후 이란산 원유 수출 하루 90만 배럴 줄어…단기적 유가 상승은 불가피
이란산 원유 감축분 상쇄 위한 산유국 증산 여부가 관건
정치ㆍ지정학적 위협으로 유가 상승압박 vs 경기 둔화로 유가 안정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발표된 이후 공급부족 우려가 확산되면서 3% 가까이 급등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8개국에 대한 예외적용 인정을 종료키로 하면서 유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추가 유가 상승을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유국들의 원유 증산 여부와 정치ㆍ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유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한편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유가 상승 압박을 완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발표된 이후 3% 가까이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7% 오른 배럴당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의가격은 약 2.9% 오른 배럴당 74.04달러로 마감됐다.

국제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트럼프 정부의 이란산 원유 제재 조치다. 이미 석유수출기구(OEP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감산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데다, 미국발(發) 베네수엘라 제재와 리비아 내전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 내 수급 불안을 고조시켰다는 분석이다.

당장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가 원유 공급 부족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유조선 추적업체 탱커트래커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하루 190만 배럴에 달한 이란의 원유 수출은 5월 이후 100만 배럴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제재를 통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0)’까지 끌어내리겠다는 목표다. 

2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 원유 수입국에 대한 추가 제재유예조치를 재발효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PA]

제이슨 보르도프 컬럼비아대 국제에너지정책센터장은 “리비아와 베네수엘라 공급 위기로 인해 이미 긴축돼 있는 시장이 더 위축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S&P 글로벌 프랫의 신 킴 생산공급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제재는 석유시장의 여유 재고마저 고갈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유가 상승 압박이 장기화 될지를 놓고는 다양한 관측이 나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의 협조를 통해 원유 공급을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산유국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의 유가 상승세에 만족하고 있으며, 하반기 증산 여부를 재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르도프 센터장은 “유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사우디와 기타 산유국들이 이란산 원유 감소분을 상쇄시키기 위한 증산에 나설지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알렉스 드리든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원유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장기적 유가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가에는 정치적, 지정학적 위험이 반영돼있다”면서 “공급 제한이 베네수엘라 사태와 같은 상황과 결합된다면 오늘 목격한 바와 같은 유가 상승을 야기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유가에도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아퍼츠 인베스터의 피터 크라우스 CEO는 “원유가격이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경제 활동이 머물러있을 것”이라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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