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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모빌리티, ‘손정의의 투지’ 업은 우버 이겨낼까
손정의 회장의 승차공유 업체 주요투자 내역 [자료=SK증권]
손정의 회장의 승차공유업체 지분관계 간략 정리 [자료=SK증권]

-소프트뱅크ㆍ도요타 등 3개사, 우버 자율주행 사업에 10억달러 투자
-“7할의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손정의 ‘정정략칠투’ 투자철학
-우버, 택시 호출 서비스로 對카카오 전쟁 불지펴…자율주행 기술력 경쟁 주목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미국의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부문에서 소프트뱅크, 도요타 등 기업으로부터 1조원 넘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세계 승차공유 기업 및 시장을 선점하고 성장세를 이끌어온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우버를 통해 자율주행 부문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우버가 최근 국내 시장에서 택시 부문 사업을 확대하며 카카오와 본격적인 전쟁을 선언한 가운데,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우버에 카카오가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우버는 일본의 투자기업 소프트뱅크, 자동차업체 도요타,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투자를 받았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도요타와 덴소가 6억6700만 달러,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3억33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들 세 업체는 자율주행 차량 자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투자가 집행되면서, 우버의 자율주행 부문 사업은 72억5000만달러(약 8조2425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간 소프트뱅크는 모빌리티 산업의 4차산업 혁명과 관련해 핵심 키워드로 꼽히고 있는 ‘ACES’ 중에서 ‘S’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ACES는 자율주행(Autonomous), 연결(Connectivity), 전동화(Electric Vehicle), 공유(Sharing) 등 최근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네 가지 핵심 개념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승차공유(S) 부문에 대해서는 233억달러를 투자해 왔지만, 자율주행(A) 부문에는 자율주행 기술 기업인 GM Cruise Automation에 투자한 22억5000만달러가 전부였다. 약 10배가량의 차이를 보여온 만큼 금융투자업계는 소프트뱅크가 자율주행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는데, 우버가 끝내 손정의 회장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우버는 이미 소프트뱅크의 승차공유 관련 포트폴리오의 양대 중심축이기도 하다. 승차공유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손 회장은 2014년 동남아시아 그랩, 인도 올라, 중국 디디추싱에 연이어 투자하면서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후 디디추싱은 당시 경쟁 상대였던 우버차이나를 흡수했고, 손 회장은 디디추싱(90억달러), 그랩(10억달러), 올라(10억달러) 등에 추가로 투자하며 아시아 시장 내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했다. 그리고 결국 2017년 12월, 손 회장이 우버의 지분 15%를 80억달러에 매입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등극했고, 이로써 손 회장은 아시아에서는 디디추싱, 북미에서는 우버를 통해 전세계 승차공유 업계를 주도하게 됐다.

승차공유에 집중해 왔던 소프트뱅크가 우버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에까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우버가 핵심 공략지역 중 하나로 꼽고 있는 한국 시장 플레이어들의 속내는 복잡해 졌다. 아직 국내에서는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인해 승차공유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택시호출 서비스 부문에서 80% 점유율을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대타협기구 내에서 카풀 관련 논의를 주도하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2~3년 택시ㆍ대리기사ㆍ주차장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왔으며, 현재는 잠정 중단 상태이지만 이미 지난해 12월 카풀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커넥티드카 시장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는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KT 자율주행ㆍ차량관제 기술과 카카오T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우버는 이달 초부터 택시 서비스를 확장하며 카카오와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 2013년 승차공유 서비스로 한국에 진출했다가 불법 판정을 받고 2015년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4년간 고급 택시(우버블랙), 맛집 배달(우버이츠) 등 사업만 벌여 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한국지사에 교통사업 전담 임원을 영입하는 등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서울 전역에서 우버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는 ‘우버택시’ 서비스를 확장해 공급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승차공유와 관련된 사회적 논쟁이 일단락되고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모빌리티 업체들이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력이 시장 점유율 및 수익성 경쟁의 한 축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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