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선 청문법 개정”
문형배 단독 보고서 與가 거부
4월 국회도 파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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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선 사퇴’ 요구 푯말을 앞에 두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 야당 간의 다툼이 결국 대규모 장외투쟁으로 이어지게 됐다. 여당과의 합의 실패로 문형배 후보자까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상황에서 한국당은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1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화문에서 장외 투쟁이 예정돼 있다”며 “장외투쟁 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이 후보자의 임명 강행에 대해 인사청문회법 개정 등의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당에 대해서는 “4월 국회에 대해 특별히 합의할 여지도 없다”며 “여당이 대정부 질문조차 거부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당 정책위의장 역시 연일 이 후보자 임명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정 의장은 “국민과 야당이 반대하는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문 대통령이 기어이 임명하겠다고 한다”며 “얼마나 낯부끄러운 일이냐”고 지적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국회 인사청문 제도가 유린당하는 상황에 여당 대표는 아무런 소리도 못하는 치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함께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통해 이 후보자와 문 후보자를 임명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대통령이 끝끝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우리 당은 원내외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당은 오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정부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황 대표 취임 후 첫 장외투쟁이 되는 셈이다. 한국당이 인사 논란 끝에 장외투쟁을 선택한 데에는 여당의 비협조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야당이 “보고서를 채택하겠다”고 하고 여당이 이를 거부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겠다”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함께 처리해주지 않으면 아예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까지 민주당을 향해 “야당이 보고서를 채택하겠다는데 왜 그런 조건을 붙이나. 두 후보자는 별개 사안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지만, 결국 보고서 채택은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불발됐다.
한국당이 대규모 장외투쟁까지 예고하는 등 청와대의 인사 논란을 두고 정면 대응에 나서며 ‘개점휴업’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4월 국회도 파행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까지 임명이 강행되면 보고서가 미채택된 채 임명된 고위공직자만 15명으로 지난 정부를 뛰어넘는다”며 “여당까지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상황에서 국회 파행의 책임은 결국 정부와 여당에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