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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감·홍역 기승…최고 예방책은 ‘백신’
4월22~28일 세계 예방접종 주간
최근 젊은층 중심으로 홍역환자 급증세
백신 1회접종으로 90% 이상 예방 효과
만성질환 노인, 독감·폐렴구균 접종 필수


전염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예방접종’이다.

# 건설회사에 다니는 30대 회사원 오모씨는 최근 지하철 안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출근길이라 객실 내에 사람이 많았는데 바로 뒤에 서있던 남자가 기침을 하다 침이 오씨의 뒷 목으로 튀었다. 기침도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했고 기침을 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지도 않았다. 찝찝한 기분이 든 오씨는 혹시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 전염병이라도 옮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곧 동네 보건소에 가서 빠뜨린 예방접종은 없는지 체크해 볼 생각이다.

최근 홍역, 독감(인플루엔자), 수두 등 전염병이 유행하면서 전염병에 대한 비상이 걸렸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예방접종’이다. 특히 4월 넷째 주 ‘세계 예방접종 주간’을 맞아 이 시기 예방접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홍역환자 꾸준히 늘어…전 세계 홍역환자 3배 증가=최근 대전의 한 병원에서 홍역 확진자가 17명까지 늘어나고 안양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홍역 감염자가 26명이나 된 것으로 파악되는 등 홍역 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다.

홍역은 일단 유행이 되면 방역시스템이 훌륭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실제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졌다고 평가받는 미국에서는 일부 지역에 홍역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유럽 전역에서도 홍역이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해 1분기 전 세계 홍역 발병 건수가 11만2000여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홍역은 기침에 의해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에 있던 바이러스 입자들이 공기를 통해 근처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는 경로로 전염된다.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높은 편이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예를 들어 홍역 환자가 지하철 내에서 기침을 한 번 하면 이론적으로는 열차 내 모든 사람이 홍역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정도”라며 “홍역은 진단이 가능한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부터 감염력이 있는데 발진이 나타나기 전 증상이 없는 환자가 이 기간동안 공기로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 찾아내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역은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입되면 약 8-10일 동안 체내 증식을 거친 후 증상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잠복기 동안은 아무런 증상이 없다. 안종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잠복기를 거친 후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감기와는 조금 다르게 고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 매우 심하며 2-3일 간 지속되다가 갑자기 몸에 발진이 나타난다”며 “발진은 특징적으로 얼굴(특히 귀 뒤에서부터)에서 시작해 몸통 사지의 순으로 1-2일 만에 퍼져나간다”고 말했다.

발진과 함께 목이 많이 아프고 열이 지속되며 발진이 더욱 깊어져 온몸이 붉은 반점으로 뒤덮이게 되고 피부 껍질이 일어난다. 안 교수는 “평소에 건강했던 환자라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1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되지만 경우에 따라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으며 드물게 뇌염 또는 2차 세균 감염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면역력 없는 20~30대 취약…백신 접종하면 예방 확률 90% 이상=이와 같이 전염력이 높은 홍역은 최근 20~30대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3년부터 홍역에 대한 1회 예방접종을 필수 접종으로 시작했고 1997년부터는 2회 예방접종으로 확대했다. 즉 1983~1996년생은 1회 예방 접종만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1967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어려서 홍역을 앓아 자연 항체를 가져 다시 홍역에 걸릴 위험이 없다.

안 교수는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거나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면역력을 유지하지 못한 현재 20~30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최근 해외여행 등으로 홍역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연구에서는 20대 중 홍역 항체를 가진 사람이 50% 정도에 머문다고 한다.

홍역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백신 접종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총 2회 접종이 권장되는데 1차 접종의 예방효과는 90%,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예방효과는 98%까지 올라간다.

신 위원장은 “특히 홍역을 진료하는 의료기관 근무자나 동남아, 유럽 등 홍역이 대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하는 20~30대라면 MMR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한다”며 “홍역은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어 있는 만큼 적극적인 예방접종으로 본인의 감염도 막고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일도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나 노인이라면 독감ㆍ폐렴구균 백신 접종 필요=우리나라는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으로 영유아ㆍ소아의 예방접종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예방접종이 잘 실시되고 있다. 반면 성인의 경우 예방접종을 여러가지 이유로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인 중에서도 각종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전염병에 항체가 없는 경우라면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에게 권장되는 예방접종에는 우선 독감(인플루엔자)백신이 있다. 독감은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달라 매년 백신접종이 필요하다. 폐렴과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폐렴구균도 예방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최근 50대 이상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발병율이 높아지고 있는 대상포진도 백신 접종이 권장되는 질환 중 하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그 동안 예방접종 사업은 소아에 집중되었지만 성인의 예방접종 역시 중요하다”며 “특히 만 65세 이상의 경우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백신 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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