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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켓 재활용하는 스페이스X, 달 달리는 車 만드는 도요타
- 우주 개발 정부에서 민간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 본격화
- 로켓 재활용하고, 달 달리는 차 만들고, 우주에 인터넷망 설치하고
- 우주 예산 축소하는 정부, 우주 사업 다각화하는 글로벌 기업
- 2040년 우주산업 시장 1250조원 예상


스페이스X가 초대형 로켓인 ‘팔콘 헤비’ 로켓을 발사하는데 성공했으며, 추진체 3개를 모두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출처 스페이스X]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초대형 로켓인 ‘팔콘 헤비’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며, 이번 발사에서 사용한 추진체 로켓 3개를 모두 완전하게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발사된 추진체 전부 해상으로 돌아와 회수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스페이스X의 팔콘 헤비가 발사되기 3시간 전에는 이스라엘 우주 스타트업인 스페이스IL 무인탐사선 ‘베레시트’가 달 착륙을 시도했다. 최초의 민간 탐사선인 베레시트의 달 착륙 시도는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2년 내 달 착륙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군사 목적으로 정부가 기술 개발을 주도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민간기업이 블루오션인 우주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우주 개발은 기술장벽이 높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시장만 선점하면 쉽사리 따라잡기 어렵다.

▶우주 개발, 정부에서 민간으로= 우주 개발에 민간기업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안전문제와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우주왕복선 운행을 중단한 지난 2011년 이후부터다.

NASA는 스페이스X와 보잉사와 계약을 맺고 민간업체의 우주 개발을 지원해왔다. NASA는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 연속 3번에 걸친 팔콘1 로켓 발사 실패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스페이스X가 기적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데는 2008년 9월 마지막이 될 뻔한 로켓 발사를 성공한 뒤 NASA와 맺은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 계약이었다. 이후 스페이스X는 상대적으로 낮은 발사 비용으로 세계 상업 발사서비스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NASA의 지원 속에서 보잉사는 미국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와 손을 잡고 ‘우주 호텔’에 관광객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1년 사람이 거주 가능한 대형 캡슐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NASA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1972년 아폴로 계획 종료 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달 탐사도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재개한다.

일본 정부도 우주 예산을 축소하는 대신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우선 지원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함께 2030년 달 착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요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달 표면 탐사 로버가 개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JAXA는 지난해부터 5년에 걸쳐 1000억엔(약 1조원)의 우주 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룩셈부르크 정부는 우주 산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룩셈부르크 우주국(LSA)을 창설하자마자 자국에 법인을 설립한 우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약 128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기업이 소행성에서 채굴한 우주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유럽우주청(ESA)과 연구 협약도 체결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달 탐사 로버를 개발한다. [출처 도요타]

▶우주탐사도 비즈니스, 우주경쟁 2라운드= 정부의 지원이나 투자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이미 글로벌 ‘큰손’들은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주선, 로켓, 위성 제작 관련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제프 베조프 아마존 CEO가 만든 블루오리진이 대표적이다. 블루오리진은 최근 3200개 이상의 인터넷 위성을 발사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퍼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주공간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면 지리적 또는 사회적 여건으로 인한 제약에서 크게 자유로울 수 있다. ‘우주 인터넷’ 플랫폼 선점은 곧 신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아시아 최고의 투자 큰손으로 꼽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영국 민간업체 원웹에 1조원을 투자했다. 위성 인터넷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원웹은 2022년까지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 1200대 띄워 지구 전체에 저렴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만든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12월과 올 2월 잇따라 자체 개발한 우주선에 승객을 태우고 시험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버진 갤럭틱은 내년부터 승객들에게 고도 100㎞ 체험을 제공하는 우주 여행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의 전일본공수(ANA)홀딩스는 다양한 업계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있는 로봇을 지구에서 원격 조정하는 ANA홀딩스의 프로젝트에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건설회사인 오바야시구미, 다이세이건설, 통신사인 NTT도코모, 여행 회사인 HIS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가타노자카 신야 ANA홀딩스 사장은 “우주 사업을 통해 회사를 다른 차원으로 도약시켜보겠다”고 말했다.

투자은행들은 우주산업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368조원(2017년 기준) 규모인 우주산업 시장이 오는 2040년 12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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