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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소설가 하일지, 화가 데뷔 ‘파주서 개인展’…“내년엔 파리서 전시회“
소설가 하일지가 자신의 그림에 대해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도 그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이명수 기자/husn7@heraldcorp.com
소설가 하일지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들. 이명수 기자 /husn7@heraldcorp.com
 
소설가가 그림 한국문학사 처음 있는일
”천재적 재능, 앞으로 작품세계 기대돼“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경마장 가는길’등 여러 편의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 하일지가 이번엔 수준높은 그림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다.

하일지는 지난 13일 파주 헤이리마을 ‘논밭갤러리’에서 하일지 개인전 ‘시계들의 푸른명상’ 을 열었다. 이 전시회는 내달 5일까지 열린다. 이날 오픈한 개인전에는 소설가 이문열 등 문화예술계,교육계, 종교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작품을 감상했다.

하일지는 이번 전시회에서 총 89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불과 5개월만에 100여점의 아크릴화를 그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더구나 중고등학교 미술수업 외에 별도의 정식 미술교육을 받아보지 못했는데도 높은 수준의 그림을 대중에게 선보인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들은 기성 화가들에게 큰 칭찬을 받을 만큼 작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일지의 작품세계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불과 5개월 정도에 불과하지만 많은 변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평론가 이영준(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에 따르면 화가로서 하일지의 노정은 총 6부로 나누어진다.

초기에는 예쁘고 얌전한 풍경화부터 그렸다. 곧이어 물속 풍경화를 집중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나무와 돌’을 주제로 그렸다.이때부터 지극히 비유적이고 암시적인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성을 투영하기 시작했다.

하일지는 ‘나무와 돌’에 골몰하다가 다시 풍경화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황무지 위에 바람을 받으며 서있는 나무’,‘어둠이 내리는 풍경’등 자신의 혼을 담은 그림을 집중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시계들의 푸른명상’작품을 기점으로 자신의 지적 상상속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시체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 ‘벽시계를 지고가는 순례자들’등 아픈 내면이 느껴지는 그림으로 작품세계가 성숙해졌다.

마지막으로 하일지는 자신의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속의 장면을 그림으로 그렸다. 헤르만 헤세가 수채화를 그려 자신의 책에 실은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작가가 자신의 소설속 장면을 직접 그리는 것은 문학사에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중견화가 강찬모 화백은 하일지의 작품에 대해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일천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된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작품세계가 순수하고 한국 화단에서 드문 일이라 신선했다. 앞으로 그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표현될지 참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기 의식에 몰입해서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놀랍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하일지는 “많은 분들이 내 그림을 보고 칭찬을 해주기도 하지만 어떻게 작품성을 논할 수가 있겠느냐”면서 “힘들고 지친 마음을 그림으로 달래는 것이며, 기술적인 완성도 보다는 그저 내면의 영감을 표현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잘되면 내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전시회를 한번 갖고 싶다”고 바램을 밝혔다.

 1955년 경상북도 경주에서 출생한 소설가 하일지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및 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 후 프랑스에서 프랑스 현대문학을 공부하며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인 1990년 장편소설 ‘경마장 가는 길’을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데, 그는 이 작품으로 당시 한국 문단에서 각광받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후 장편소설 ‘경마장’ 시리즈를 발표하며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극한에 몰린 인간 심리를 정밀하게 묘사했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경마장 가는 길’(1990) ‘경마장을 위하여’(1991) ‘경마장은 네거리에서’(1991) ‘경마장의 오리나무’(1992) ‘경마장에서 생긴 일’(1993)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1994) ‘위험한 알리바이’(1995) ‘새’(1999) ‘진술’(2000) ‘우주피스 공화국’(2009)기 있다. 이외에도 ‘시계들의 푸른 명상’(1994) 등 시집 다수를 출간했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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