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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사 한 획 그은 블랙홀 실체···그 뒤엔 한국 연구진도 있었다

  • 기사입력 2019-04-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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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현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그룹장이 11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블랙홀이 사상 처음으로 인류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공개된 블랙홀 모습은 104년 전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예측한 것과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과학사의 획을 긋는 연구에는 8명의 국내 연구진도 힘을 보탰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그룹장은 11일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 결과 발표에 따른 언론설명회에서 “전세계 13개 기관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4개 기관이 참여 기관으로 프로젝트에 협력했다”며 “국내 연구진들이 실제 관측을 비롯해 데이터 분석 등에 적극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협력에 기반한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만든 지구 크기의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와 남미로부터 모인 200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소속돼 있다.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앙에 위치한 거대은하 M87(Vir A*)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을 관측했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달한다. 1광년은 9조4600㎞다.

관측을 위해 세계 13개 천문학 연구기관이 6개 대륙에서 8개 망원경을 하나로 연동했다. 세계 각지의 최첨단 전파망원경으로 하나의 천체를 동시 관측해 분해능을 높이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기술을 활용한다. 분해능이란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인데, 사건의 경계선 망원경의 분해능은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천문연 소속 연구진 등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의 관측 결과도 연구에 활용됐다.

국내 참여 기관은 천문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4곳이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인 정태현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그룹장, 김종수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 변도영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 이상성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 연세대학교 겸임교수인 손봉원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 UST 학생인 조일제 천문연 연구원, KRF 박사후연구원인 중국인 광야오 자오 천문연 연구원, 독일인 사샤 트리페 서울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이밖에도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 박사, 김준한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박사가 연구에 참여했다. 

이번에 관측한 M87. 중심의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관측자로 향하는 부분이 더 밝게 보인다. [출처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

데이터 분석에 참여한 조일제 연구원은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여러 망원경에서 나온 관측 자료를 동기화해야 해야 한다”며 “자료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검증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이미지가 자료의 불확실성 때문에 만들어질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팀을 나눠서 이미지를 만들고, 서로 사전에 정보를 교환하지 않았다”며 “각자 팀에서 만든 이미지가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 공동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국내 전파관측망으로 블랙홀 관측에 직접 참여하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은 서울 연세대학교, 울산 울산대학교, 제주 서귀포에 중문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VLBI 관측망이다. 망원경의 거리는 305~478㎞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2㎜, 3㎜, 7㎜, 14㎜ 영역의 4개 주파수 전파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정태현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그룹장은 “올해는 관측 계획이 없지만 오는 2020년에 궁수자리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 제안서를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에 제출했다”면서 “2017년에 포착한 결과만으로도 분석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내년에도 관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수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은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은 사실 2017년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 거대 질량블랙홀도 관측에도 성공했다”면서 “궁수자리에 있는 블랙홀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M87보다는 질량이 작다지만, 우리는 이를 포착해 현재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미국, 프랑스, 그린란드에 위치한 전파망원경 3대를 추가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태현 전파천문본부 그룹장은 “앞으로 더 망원경이 추가되면 현 수준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고 더 나아가 영상을 포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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