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구조 취약ㆍKCGIㆍ국민연금 견제 과제
- “지분이양 시간 부족…최대주주 위협” 우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한진그룹 경영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는 조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취약한 지배구조와 행동주의펀드의 견제 속 승계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겠지만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지분 상속 및 승계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구조를 보면 조 회장 일가의 우호지분이 28.95%다. 이중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고 조원태 사장은 2.34%에 불과하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1%,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0%로 자녀 지분이 크지 않다.
조 사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승계 받으려면 상속세와 지분 이양 등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상속세율을 50%로 가정할 때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03%이고 KCGI 및 국민연금의 합산지분은 20.81%여서 단순 수치만 보면 조 사장측이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송치호 연구원은 “한진칼은 국민연금과 KCGI에 의해 지분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의 별세에 따라 총수 일가의 최대주주 위치가 위협받게 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조 회장의 주식지분 상속과 관련해 상속세 규모가 17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조양호 회장 보유 유가증권의 가치는 약 3454억원이며 여기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 회장의 가족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1727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들이 상속자금을 마련할 방법은 크게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이라며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조 회장 일가가 가진 한진칼과 한진 지분 가치가 1217억원인데 보통 평가가치의 5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조달 가능 금액은 609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나머지 상속세 재원 1100억원은 배당을 통해 마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한진칼 등 계열사 배당금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조 회장 가족이 받은 배당금은 약 12억원 수준으로 5년간 상속세를 분할 납부할 수 있다고 해도 납부 가능한 자금과 부족분의 차이가 크다”며 “이 때문에 가족들이 지분을 소유한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금 증액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가족들이 보유한 증권을 기초로 한 보수적인 가정으로 부동산과 기타자산을 포함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주총에서 사측 제안 안건이 원만하게 통과된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우호 주주가 일정부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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