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최초로 일반인 대상 5세대(5G) 스마트폰 상용화 시대를 열었다. 세계 최초 경쟁을 벌여 온 미국의 버라이즌이 11일로 예정된 5G 개통을 4일로 앞당길 움직임이 감지되자 국내 이통사들도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긴급 개통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1일 세계 최초로 기업용 5G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제 일반인 대상 서비스에서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더했다.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의 명성만큼은 지켜낸 셈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오히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세계 최초’는 지켜냈으니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한다. 기술은 기록보다 성과가 중요하다. 최고봉 최초등정과 다르다. 코닥의 디지털카메라처럼 세계 최초로 개술을 개발하고도 사업화에 실패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5G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로 가는 고속도로다. 그 자체가 가진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로인해 파생되는 산업혁명이 더욱 중요하다. 5G 서비스 상용화는 일상생활과 신산업 분야의 일대 혁명을 예고한다. 5G는 기존 LTE(4G)보다 전송속도는 20배나 빠르다. 멈춤 현상을 나타내는 지연속도가 100분의 1로 줄어든다. 거의 실시간이다. 전송 데이터양도 100배가 많아진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서비스는 물론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첨단핀테크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쇼핑, 스마트병원, 스마트농장, 스마트신호체계도 5G 인프라 지원이 필수다. ICT 산업의 기반인 셈이다.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자 미래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라는 얘기다. 5G가 창출할 사회경제적 가치가 2030년에 47조원이라지만 전망 수치에 불과하다. 잠재 가치는 무한대다 .5G 기술을 선도하는 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패권을 장악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5G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들이 제대로 나와야 한다. 5G가 ICT 분야의 산업혁명을 이끌며 4차산업혁명의 글로벌리더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물론 가야할 길은 멀다. 아직 대도시 중심의 제한적 서비스인데다 콘텐츠 기술은 대부분을 수입하는 실정이다. 경쟁력도 줄 곳 1위를 달려오다 지금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5G 관련 표준 필수 특허 역시 중국ㆍ독일에 뒤진 3위 수준이다. 정부의 관련 규제도 무수하다. 진짜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