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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디냐 간디냐, 9억명이 39일간 투표…11일 개막 인도 총선 관전포인트
유권자, 유럽연합+호주보다 많아
최고 10억달러 선거비용 미 대선 뛰어넘을 듯
경제ㆍ안보ㆍ포퓰리즘 공약 주목…女心도 변수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유권자 9억명, 투표소 100만 개, 예상 선거비용 최고 10억 달러.

전세계 최대 민주주의 선거로 꼽히는 인도 총선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숫자들이다. 인도는 1947년 독립 이후 단 한 번도 쿠데타나 헌정 중단 사태를 겪지 않고 민주주의 선거를 지켜왔다.

인도는 오는 11일(현지시간) 우타르프라데시, 웨스트벵골 등을 시작으로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29개 주에서 7차례에 걸쳐 총선 투표를 진행한다. 개표는 5월 23일 단 하루 진행된다. 이를 통해 ‘록사바’(Lok Sabha)라 불리는 연방하원 543석(대통령 지명 2석 제외) 가운데 과반을 획득한 정당이 총리를 배출, 정권을 잡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 총재 [AP]

▷흙수저 모디 Vs. 전통 명문가 간디 = 이번 총선은 5년 전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집권 인도국민당(BJP)과 라훌 간디 총재가 이끄는 인도국민회의(INC)의 재대결이다.

둘은 출신 배경부터 확연히 다르다. 모디 총리는 카스트 하위 계급인 ‘간치’(상인) 출신으로, 어린 시절 거리에서 차(茶)를 팔았다. 이후 구자라트주 총리 등을 거쳐 연방정부 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반면 간디 총재는 인도 정치명문가 ‘네루-간디’ 가문 출신이다. 자와할랄 네루가 초대 인도 총리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그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와 손자 라지브 간디가 총리에 올랐다. 간디 총재는 네루의 증손자다. 다만 ‘간디’라는 성은 인디라 총리가 페로제 간디와 결혼하면서 붙은 것으로, 마하트마 간디와는 무관하다.

▷뒤바뀐 선거 전략 = 5년 전 총선에서 모디 총리는 친기업 정책 등을 내세워 1984년 이후 처음으로 단일 정당으로 다수당이 되는 압승을 거뒀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 처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간디 총재는 농촌 소득 감소, 일자리 창출 실패 등 경제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방산비리 등 정부의 부정부패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중반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중앙은행(RBI)이 2개월 만에 또 기준금리를 내린 것을 두고 모디 총리에 단비 같은 소식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다 더 직접적인 돌파구는 대외 강경노선이다. 그는 지난 달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에서 자살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하자 파키스탄 공습을 결정하는 등 강경보수층을 결집시켰다. 

▷포퓰리즘ㆍ여성 유권자…선거의 변수들 = 인도 유권자의 70%는 농촌 지역에 거주한다. 도시민보다 소득이 낮고 교육수준도 떨어지다보니 부채 탕감, 보조금 등 당장의 도움이 절실하다.

자연히 각종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한다. 모디 총리는 농민들에게 현금 보조를 약속했다. 간디 총재 역시 빈곤층 기본소득 보장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선거 기간 ‘작은 선물’이 공공연히 유권자들에게 건네지기도 한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은 이번 총선의 총 비용이 지난 총선 때 쓴 5억 달러의 2배도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 미국 대선 비용 6억5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라딘 로이 인도 재정정책국립연구소(NIPFP) 소장은 “인도가 빈곤층의 호주머니에 현금을 집어 넣는 ‘보상국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도 주목된다. 영국 BBC는 ‘인도 총선에서 알아둬야 할 11가지’의 하나로 여성 유권자를 꼽았다. 지난 총선에서 여성 투표율은 65.3%로 남성 투표율(67.1%)을 거의 따라 잡았다. BBC는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여성 투표율이 남성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정당들은 여성을 위한 학비 대출 같은 공약을 내걸고 이들의 표심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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