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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우월주의 테러, SNS 타고 결속·모방추세”
NYT, 2011~2018년 발생 분석
테러범간의 연결성 강해져


지난 3월 29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해글리 공원에서 이슬람 사원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

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총격 테러로 50명의 사망자를 낸 범인 브랜턴 테런트는 체포 당시 “딜런 루프와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었고, 진정한 영감은 브레이비크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딜런 루프는 2015년 미국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총기 난사로 9명을 죽인 인물이고,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2011년 노르웨이 폭탄테러와 집단 총격으로 77명을 살해한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테러 공격 중 극우 백인우월주의로 인한 테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이 백인우월적 이념과 폭력의 확산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극우 백인우월주의 테러범 간의 ‘연결성’이 강해지면서 테러리즘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테러범들이 서로 ‘협력’할 가능성마저 높아졌다는 우려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 북미, 호주 등에서 발생한 약 350건의 백인우월주의 테러 공격과 2018년 미국 내 사건에 대한 예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발생한 극우 백인우월주의 테러의 범인 3분의 1이 다른 테러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테러범들은 기존 극우 테러범들의 공격을 따라하거나, 뉴질랜드 테러범과 같이 그들을 존경한다고 공언하거나, 그들의 ‘전술’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례로 뉴멕시코의 한 학교 총기 난사범은 독일 뮌헨의 한 쇼핑몰을 공격한 총격범과 연락을 취해 모두 합쳐 11명을 살해했다.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의 범인인 브레이비크는 크라이스트처치 테러범 외에도 최소 네 명의 다른 테러범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서는 4명의 이상의 극우 테러범들이 2014년 미국 산타바바라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인 엘리엇 로저를 찬양하는 글을 게재했다.

오늘날 백인우월주의 테러범들은 과거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 쉽게 ‘동료’를 찾고 이념적 결속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테러범들 간의 ‘연결성’이 전 세계 테러리즘 공격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백인우월주의 테러 공격의 발생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메릴랜드대학의 글로벌 테러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1년 이후 7년간 유럽, 북미 등에서 발생한 테러 중 백인 민족주의, 백인 우월주의, 신나치주의, 외국인 혐오주의, 반무슬림, 반유대주의 이데올로기를 포괄하는 극우 백인우월주의로 인한 테러는 약 8%를 차지했으며, 미국에서는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책 ‘극단주의’의 저자인 J.M 버거는 “(테러범들은) 이념적 동지를 찾으려고 더이상 그들을 직접 만날 필요가 없게 됐고, 이것은 분명 강력한 변화”라면서 “백인 우월주의 테러는 기존에 없었던 조직적 연결의 힘을 받고 있으며, 이는 테러범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혹은 지리적 한계와 상관없이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이 가능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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