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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 ‘박세리·소렌스탐…’오거스타 시타
낸시 로페스·로레나 오초아도…
올 첫 개최 여자아마추어 대회
파이널 라운드 명예 시타자로



현재 세계정상에 군림하는 한국 여자 골프의 선구자였던 박세리(42)가 7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코스’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에서 의미있는 행사에 참석한다.

박세리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낸시 로페스(62ㆍ미국), 안니카 소렌스탐(49ㆍ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8ㆍ멕시코)와 함께 올해 처음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 여자아마추어 대회의 파이널 라운드 명예 시타자로 참석한다.

이 대회는 세계 아마추어 여자 골프 랭킹(50위 이내)에 따라 미국과 전 세계에서 총 72명의 선수들이 초청되어 겨룬다. 1, 2라운드를 오거스타내셔널 인근 챔피언스리트리트 골프클럽에서 치른 뒤에 마지막 3라운드를 오거스타내셔널에서 진행한다. 이들이 티샷하기 전에 4명의 여자 골프 전설들이 시타를 하는 것이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전지원(21) 권서연(18)이 출전한다.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내셔널 회장은 이 4명이 오거스타내셔널에서 경기의 시작을 여는 시타자인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회에서 경쟁하는 젊은 선수들은 이 4명으로부터 감명을 받아 여기까지 온 선수들이다. 이들 4명 외에 첫 회를 여는 이 대회를 더 빛낼 사람을 찾지 못하겠다.”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는 올해로 83회째 개최한다. 매년 같은 골프장에서 열려 역사를 쌓아가는 이 대회는 대회 첫날인 목요일에 특별한 행사를 갖는다. 이 대회에서 6번 우승한 잭 니클로스와 3번 우승한 남아공의 흑기사 게리 플레이어가 시타를 한 뒤에 선수들이 경기를 시작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마스터스에서 4번 우승했던 아놀드 파머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매년 이 시타에 참석했었다.

로페스는 1978년 LPGA투어 상금왕, 신인상,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문을 휩쓴 선수로 투어 통산 48승(메이저 3승)을 달성하고 1987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전성기인 1978년에 파죽지세로 5연승을 따내자 US여자오픈 입장료가 3배나 오를 정도로 LPGA의 성장세를 이끈 선수였다. 로페즈는 “여성들의 골프는 꾸준히 발전했고 게임을 더 높은 단계로 이끌어 왔다”면서 “젊은 여자 선수들이 역사적인 이 골프장에서 경기를 갖는 건 진정으로 가슴 뛰는 일”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소렌스탐은 LPGA투어 통산 72승(메이저 10승)을 따냈고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만 8번씩 차지했다.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2003년 올랐다. 여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 라운드 59타 최소타 기록을 세웠으며 2008년에 은퇴했다.

박세리는 1998년 LPGA투어 루키로 메이저인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당시 한국 여자 주니어들에게 꿈을 심어주었다. 이후 LPGA 통산 25승(메이저 5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4승 등의 성적을 냈다. 2007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들었다. 3년 전 리우올림픽 여자대표팀 감독을 지낸 박세리는 내년 도쿄올림픽 감독이기도 하다. 오초아는 LPGA투어 27승(메이저 2승), 올해의 선수에 4회 선정되었으며 2017년에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인종과 남녀 차별이 심하기로 유명했던 오거스타내셔널은 7년 전인 2012년에야 여성 회원을 처음 받았으나 이제는 미래 시장인 여성을 위한 대회를 통해 골프계의 주도권을 지킬 전략이다. 이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일요일엔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7~16세까지 남녀 주니어 80명이 오거스타내셔널 연습장과 연습 그린에 초청되어 펼치는 ‘드라이브, 칩&퍼트’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월요일부터는 본격적인 마스터스 기간에 돌입한다.

오거스타내셔널은 대회 홍보를 위해 티파니가 제작한 트로피를 뉴욕 주식거래소를 둘러보는 등의 트로피 투어를 진행했다. 은과 함께 24K 금으로 장식된 보울 형태의 트로피다. 박세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의 이 같은 시도는 다음 세대 여성들과 골프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초아 역시 “오거스타내셔널 여자아마추어는 골프선수를 꿈꾸는 여자 어린이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화영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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