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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오래된 사리기, 국보로 승격 예고
문화재청, 557년 제작 부여 왕흥사지 사리기 국보로
구미 삼장보살도·도은선생시집 등은 보물 지정 예고


557년 제작 국내 최고 사리기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가 국보로 승격된다. 사진은 부여 왕릉사지 출토 사리기(전체)[사진제공=문화재청]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舍利) 공예품인 ‘부여 왕흥사지 사리기 일괄’(보물 제1767호)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이 공예품의 명칭을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로 변경하고 국보로 지정예고하고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등 조선시대 불화와 서책 3권을 1일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국보로 승격 예고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扶餘 王興寺址 出土 舍利器)는 지난 200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 왕실 사찰인 황흥사터의 목탑지에서 발견한 유물이다. ‘사리기’란 불가에서 수행의 결과로 몸속에 생겼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인 사리를 보관한 용기를 일컫는다.

이 사리기 겉면에는 “백제왕 창(昌)이 죽은 왕자를 위해 절을 세우는데, 2매 였던 사리가 장례지낼 때 신의 주화로 3매가 됐다”고 쓰여있다. 이를 통해 577년(위덕왕 24년)에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돼, 국내 사리기 중 가장 시간대가 빠르다.

공예적인 측면에서도 안정되고 세련된 형태, 세부 구조물을 주조하고 접합한 기법, 표면을 깎고 다듬는 기법 등에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백제 장인의 숙련된 솜씨가 엿보인다. 특히, 단순하고 단아한 모습과 보주형(寶珠形) 꼭지, 그 주위를 장식한 연꽃문양 등은 525년(백제 성왕 3) 조성된 ‘공주 무령왕릉 출토 은제탁잔’과 639년(백제 무왕 40) 제작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보물 제1991호)를 조형적으로 연결한 도상으로도 의의가 있다.

문화재청은 “6세기 전반 사리공예품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백제 왕실 공예품이라는 역사적ㆍ예술적 가치,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절대 연대를 가진 작품이라는 희소성과 뛰어난 작품성으로 우리나라 공예와 조형 예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 국보로 지정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물로 지정예고된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는 1740년(영조 16)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제석도(帝釋圖), 현왕도(現王圖), 아미타불도(阿彌陀佛圖)와 함께 조성되어 대둔사에 봉안됐던 작품으로, 이 중 삼장보살도만 전해오고 있다. 천장보살, 지지보살, 지장보살 등 세 보살의 모임을 묘사한 그림으로 18세기 전반 경상북도지역 삼장보살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함께 보물로 지정된 ‘김천 직지사 괘불도’는 1803년(순조3)에 제작됐다. 19세기 괘불 중 시기가 가장 빠르고 규모도 크다. 머리에 보관을 쓴 보살형 본존이 양손으로 연꽃을 받쳐들고 정면을 향해 서있는 형식으 괘불도로 하단에 쓰인 화기(畵記)를 통해 직지사를 중심으로 경북 권역에서 활동한 제한(濟閑)을 비롯하여 위전(偉傳), 탄잠(綻岑), 부첨(富添), 신화(信和) 등 총 13명의 화승이 제작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보물 지정 예고된 도은선생시집 권1 [사진제공=문화재청]

‘도은선생시집 권1~2’는 고려말 문인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1347~1392)의 문집 5권 가운데 권1~2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금속활자로 간행한 것이다. 1406년(태종 6년) 태종은 이숭인에게 이조판서를 추증하고, ‘문충(文忠)’이라는 시호를 내린 후 그의 문집을 간행하라고 명을 내렸다. 이에 변계량(卞季良, 1369∼1430)이 편집하고 권근(權近, 1352∼1409, 고려 말 조선 초 문신)이 서문을 지어 간행한 것이 ‘도은선생시집’이다.

문화재청은 권근이 서문을 쓴 연도가 1406년이기에, 조선 개국 이래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癸未字)가 주조된 1403년에서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인출(印出)된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책의 맨 앞은 없어져 권근이 쓴 서문의 말미 4행만 남아있고, 본문 역시 주석 없이 원문만 있는 권1~2만 수록되어 있어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는 못했다.

문화재청측은 “현존본이 극히 적은 귀중한 사례라는 점, 조선 개국 이래 가장 먼저 인출된 계미자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고려와 조선 전환기의 금속활자 인쇄술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하여 연구하고 보존할 가치가 충분한 자료”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승격 예고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와 보물로 지정 예고한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등 총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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