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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노숙인 지원 발표 통계 의문 투성이”
-서울시 한 해 노숙인 예산 500여억원
-응급잠자리 이송보호 9549건 등 발표 의문
-노숙인 돌보미 프레이포유 손은식 목사 주장

다시서기센터 봉사자가 거리 노숙인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 노숙인 전체 예산이 500억원인데 그 예산들이 노숙인의 탈노숙과 중독 치료 등 통합적인 회복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 갑니다.”

지난 21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만난 프레이포유 대표 손은식 목사는 6년 전부터 서울시내 노숙인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노숙인 지원 예산은 실효성이 떨어져 그 누구도 회복되지 못하는 거대한 블랙홀이라고 지적했다.

손 목사는 “수년간 노숙인들을 옆에서 도우며 지켜본 바로는 노숙인을 위한 모든 행정적인 서비스가 단지 연말 통계를 위해서만 존재할 뿐”이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센터 직원은 노숙인을 꺼리고 이로인해 서비스를 제공받는 노숙인도 자활에 대한 의지마저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손 목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16년도 노숙인 보호 및 자활지원 정책 예산은 총 500여억원으로 노숙인 자활지원 분야에 256억원, 노숙인 복지시설 운영지원 분야에 210억여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국립병원 등 의료기관을 통한 노숙인 등의 진료건수는 4만868건으로 총 진료비 35억원을 집행했다.

그는 “서울시가 보여준 통계를 보면 한 해 노숙인의 진료건수가 4만건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시 노숙인의 수가 3000명 뿐이고 그동안 직접 만나본 수백명의 노숙인들은 서울시 노숙인 예산으로 병원에 가 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노숙인들이 아파도 병원 자체를 가질 않는 이유는 더럽고 냄새나는 몸으로 국립병원을 방문하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도 못할 뿐 아니라 의사ㆍ간호사와 주변 환자들이 주는 차별과 냉대의 시선으로 인한 모멸감과 치욕감으로 다시는 방문하질 않는다는 것이다. 손 목사는 “이러한 이유로 그들이 병원을 기피하는데 어떻게 한해에 4만건이 넘을 수 있는지 진료건수 자료를 입수해 그것을 바탕으로 전수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목사는 올해 서울시에서 발표한 노숙인 겨울철 보호대책 통계 자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지난해 겨울 거리 노숙인에게 지원된 항목을 살펴보면 응급잠자리 1일 평균 740명 이용, 현장상담 1만3733건, 응급잠자리 이송보호 9549건으로 나타났다. 그는 “서울시가 전체 노숙인은 3000명으로 해마다 약 5~6% 정도 줄고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서울시내 거리 노숙인이 300여명이라고 했는데 1일 평균 740명이 이용했고 복지사들이 거리로 나가 현장상담을 1만여건을 진행한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다시서기와 브릿지센터 외에 서울시내 노숙인 지원센터의 응급잠자리를 이용하지 않고 거리에서 밤을 새는 거리 노숙인이 더 많다고 밝혔다. 노숙인들에게 왜 응급잠자리를 이용하지 않냐고 물으면 알코올중독과 정신질환 노숙인들이 그곳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밤새 고성과 싸움이 오가는데 누가 가겠냐고 했다.

손 목사는 “현실이 이러한데 어떻게 응급잠자리를 이용하는 노숙인이 그리 많을 수 있는지 그리고 다른 항목들의 지원 수치도 그렇게 높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500억원이나 되는 노숙인 예산을 매년 사용하면서 거리 노숙인을 줄이지 못하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 측은 언급된 서비스 현황에는 밀집지역 거리 노숙인 뿐만 아니라 인근 쪽방촌 주민, 타 지역에서 유입된 노숙인까지 서울시 노숙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 집계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알코올의존증과 정신질환이 있는 노숙인도 보호대상이며 겨울철 한파사고에 더 취약한 계층이라며 시설이용이 어려운 노숙인들은 임시주거 지원을 통해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노숙인수 감소를 위해 주거와 일자리 지원, 재활 서비스 등을 통해 노숙인들이 자립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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