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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무궁화가 일장기의 상징이라고?
-강효백 경희대 교수 “무궁화는 한국의 꽃 아냐” 주장

-“일본 전역에 피지만, 한국에서는 일부지역만 생육”

-“무궁화 언급한 고문헌 거의 없어…일본 문헌은 다수”

-“핀 모습이 일장기와 흡사해 일본인이 애호하는 꽃”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리나라의 신성한 국화(國花)인 무궁화가 사실은 일본의 일장기를 상징하는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혼돈이 일고 있다.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19일 “무궁화는 그 형상이 일장기를 닮아 일본 사람들이 사랑하는 꽃”이라며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에 의해 한국에서 장려된 무궁화가 한국의 나라꽃으로 변형되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강 교수는 상하이 영사로 재직하던 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윤봉길 의사의 사진이 실제 윤봉길 의사와 다른 인물이라는 의혹을 국내에서 처음 제기한 장본인이다. 이후 국내 성형외과 의사 등 얼굴인식 전문가들이 강 교수 주장 검증에 나서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투척한 뒤 체포되는 사진 속 인물은 윤봉길 의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강 교수는 이와 관련 “상하이 영사로 재직하면서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인 홍커우 공원을 방문했다가 윤봉길 의사에 대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막중한 의무감 속에 상하이의 크고작은 도서관을 뒤지다보니 당시 의거 정황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발견하게 됐다”며 “자료를 종합하면 윤봉길 의사는 폭탄 투척 후 일본 군경들에 잡혀 실신할 정도로 심한 구타를 당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교과서 속 다소곳한 자세로 일본군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은 윤봉길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엔 “무궁화는 과연 한국인의 꽃인가” 물으며 무궁화 연구=그는 “우리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처참하게 구타당한 윤 의사의 사진이 널리 퍼질 경우, 한국 국민들의 폭발적 반일 운동이 일어났을 수 있다”며 “일제는 그런 점을 우려해서 윤 의사 의거 다음날이 아닌 의거 이틀 후에야 당시 사진을 공개하게 되고, 그 공개된 사진마저 진짜가 아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가 이번에 꺼내든 의혹은 ‘한국의 나라꽃인 무궁화가 과연 진짜 우리 한국인의 꽃인가’에 대한 문제다.

그는 “처음에는 무궁화에 대한 옛 문헌을 찾아보면서 우리나라 꽃에 대한 긍지를 찾아보고자 했다”며 “그런데 알아볼수록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라는 상식은 무참히 깨졌고, 일본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무궁화를 일장기를 닮은 꽃이라며 애호해왔다는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간단히 말해 무궁화의 생육 가능지만 봐도 무궁화는 한국인의 꽃이 아니라 일본인의 꽃”이라며 “무궁화는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에서 피는 반면, 한국에서는 과거 차령산맥 이남에서만 생육 가능했고, 점차 국산 무궁화 종자가 개량돼 요즘은 휴전선 인근까지 생육 가능지역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휴전선 이남이면 400㎞ 전후이며 1000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애국가에 나오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 자체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과거 우리 선조들은 우리 강역에 대해 ‘사천리’라는 표현을 썼지, ‘삼천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또한 무궁화는 애국가가 불려질 당시 삼천리에 걸쳐 피는 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궁화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널리 자생하고 토착화된 식물”이라며 “일본에서는 무궁화를 ‘무쿠케’로 부르는데 그 생김이 일장기와 너무나도 흡사해 일본인들로부터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전역에 피는 꽃이 무궁화, 한국에서는 국토 일부에서만”=아울러 강 교수는 “또 하나, 한국의 고문헌을 아무리 찾아봐도 무궁화에 대한 기록은 찾기 힘들다”며 “반면, 일본 고문헌에서는 무궁화에 대한 언급이 쉽게 발견된다. 이런 점을 봐서도 무궁화가 우리 정서보다는 일본 정서에 부합하는 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구한말 이전의 고시조나 가사와 같은 문학작품에서 우리 선조들이 무궁화에 대해 읊은 사례를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다산 정약용 선생이 무궁화에 대한 언급을 남기긴 했는데 다산은 무궁화에 대해 ‘활기가 없어 빈 골짜기에 버려지리’라는 혹독한 평가를 남겼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요즘 한국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사용하던 욱일승천기를 전범기로 규정하고, 이 문제 때문에 제주 국제관함식에 일본 군함이 불참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는 일본 욱일기에 민감하다”며 “그러나 일본에서 욱일기와 흡사하다는 이유로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 무궁화”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무궁화가 한국인들의 꽃이라면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무궁화를 탄압했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일제가 무궁화를 장려했다”며 “일본에서는 무궁화를 신의 꽃이라는 의미에서 ‘신화(神花)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며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수십년 간 일본인들은 한국의 나라꽃으로 자리매김한 무궁화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과연 자존심이 있다면 앞으로 사심 없이 무궁화의 근본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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