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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면접 시대…‘AI캐슬’ 열풍
100여개 기업 도입…확산 추세
취업 커뮤니티 문의·후기 봇물
공략법 담은 책·면접특강 등장
IT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 독점


“인공지능(AI) 면접 변별력이 클까요?”, “AI 면접을 보려면 헤드셋 좋은 걸로 장만해야 하나요?”, “AI 면접 복장은 무엇을 입어야 할까요?”

올해 상반기 대기업 공채 시즌이 시작되면서 ‘AI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분주해졌다.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AI 면접’에 대한 문의나 후기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에 개설된 ‘AI 면접 준비’ 오픈채팅방에는 500여명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AI 면접 공략법을 담은 책이 출판됐고, 1회 참가비만 5만원에 달하는 AI 면접 특강도 등장했다.

AI 면접은 기업이 정한 기간 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프로그램에 접속해 AI가 던진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질문에 답하는 응시자의 표정, 음성, 제스처 등도 판단의 재료가 된다.

AI 면접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부터다. 작년 연말 AI 면접을 도입한 기업은 87개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만 100개를 넘어섰다. 추가적인 도입 계획을 밝히는 곳도 줄을 잇고 있다.

온ㆍ오프라인에서 ‘AI 면접’ 스터디원을 모집하는 경우도 급증했다. 새로운 채용 과정을 대비하려는 취준생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대학입시 열풍을 소재로 했던 드라마 ‘SKY캐슬’ 못지 않다. ‘AI 면접’ 도입 기업이 늘면서 취준생들의 불안감에 편승한 ‘AI 캐슬’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2면

지난 13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이현주 마이다스아이티 심리솔루션기획 파트장은 이 같은 ‘AI 캐슬’ 열풍에 대해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한 상술”이라며 “상반기 내 AI 면접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AI 면접도 자신의 가치관과 직무 역량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AI 면접 솔루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곳은 IT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아이티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유니클로, 일동제약, 한미약품, 3M 등 100여 개 기업이 마이다스아이티의 AI 면접 프로그램 ‘인에어(inAIR)’를 사용한다.

이현주 파트장은 ‘화장을 두껍게 하면 안 된다’, ‘머리를 묶거나 정장을 입으면 점수를 더 받는다’ 등 구직자 사이에서 도는 AI 면접 관련 루머와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I는 지원자의 표정과 음성, 문장에 사용하는 단어, 맥박 등을 분석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역량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판단하기 때문이다. AI 면접의 핵심은 데이터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AI 면접 솔루션은 뇌신경 연구 논문 및 측정 방법론 450여 편을 학습했다. 성별, 학력 등에 따른 차별 방지와 정확한 역량 추정을 위해 기준 데이터 5만2000명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ㆍ가치관을 가진 220개의 AI 프로그램이 300개에 이르는 질문으로 지원자를 판단하게 된다.

이 파트장은 “기존 면접에서 10명 내외의 면접관이 지원자를 판단하는 것보다 AI 면접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기업에서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사람’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I 채용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면접 도입 계획을 밝히는 대기업, 공공기관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다만, 당분간은 당락을 결정짓는 용도가 아닌, 보조적 수단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부터 AI 면접을 도입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채용 프로세스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은 검증단계”라며 “합격, 불합격 없이 AI 면접 결과지를 면접관에게 제공해 장단점, 직무적합도 등을 참고해 면접을 진행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정윤희ㆍ이정아 기자/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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