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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에 가혹한 3월 ①] “나도 손흥민처럼…” 날 풀렸다고 축구 좀 했더니 무릎이 ’삐걱‘

-무릎 관절증 환자 3월에 크게 증가
-축구처럼 과격한 운동 전 스트레칭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축구를 좋아하는 직장인 최모씨는 겨울 동안 쉬었던 조기축구를 3월부터 다시 시작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운동을 하고 나니 기분도 좋아졌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무릎이 쑤시는 증상이 나타났다. 파스를 발라도 그 때 뿐이었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던 몸을 갑작스럽게 쓴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무릎 질환자가 가장 증가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보통 추운 날씨에 관절이 굳고 혈액순환이 안돼 무릎통증이 심해지는 겨울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초봄인 3월에 가장 크게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매년 3월에 무릎 질환 환자가 전월 대비 높은 수치로 증가했다. 2018년 기준 3월 무릎 관절증 환자는 전월 대비 21.9% 정도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에는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움직이느라 활동량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움직임이 적어 유연성과 체력이 떨어져 있던 상태에서 급격히 움직임을 늘리면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에도 큰 부담을 줘 무릎관절염이 심해진다.

무릎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과 연골판이 닳거나 손상돼 완충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서 움직일 때 뼈끼리 직접 부딪치거나 충격을 받아 염증이 생기고 아픈 질환이다. 관절염 초기에는 연골이 닳아 두께가 조금 얇아지는 정도지만 관절염 2기부터는 연골이 닳고 부서져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부서진 작은 연골 조각들이 윤활액 속에 떠다녀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 3기 관절염의 경우 연골이 더욱 손상돼 연골 아래 뼈가 비정상적으로 뾰족하게 자라 걸을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말기라고 할 수 있는 4기에는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거의 맞닿은 상태로 무릎이 퉁퉁 붓고 열이 나고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아프며 움직일 때는 무릎이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관절염은 손쓸 수 없이 진행되기 전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행 시 조금 아프고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며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봄을 맞아 미뤄왔던 신체활동을 시작하더라도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신의 무릎상태에 맞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며 “무릎관절염이 있는 경우 무릎이 45도 이상 구부러진 상태로 체중을 실어 관절에 부담을 주게 되는 달리기와 등산, 과격한 움직임이 필요한 테니스, 배드민턴 등은 가급적 피하고 요가나 수영, 물속 걷기, 고정식 자전거 등 관절에 부담은 주지 않으면서 허벅지 근력을 강화시켜 관절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운동량을 늘리는 젊은 층도 무릎 관절질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평소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이나 운동량이 적었던 주부들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 슬개골 안쪽 연골이 단단함을 잃고 약해지는 연골연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린 자세로 오래 일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연골연화증은 연골이 원래의 강도를 잃어 충격·흡수·분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연골 표면과 내부가 약해져 변색된다. 무릎을 움직일 때 딸깍하는 소리나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있고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 통증과 뻣뻣한 느낌이 들거나 오래 서 있으면 무릎이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한편 젊은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관절의 윤활 기능 및 무릎 관절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는 반달 모양의 무릎 연골판이 과격한 운동으로 심한 충격을 받아 찢어지는 것이다. 무릎이 잘 펴지지 않고 붓거나 소리가 나면서 걷기가 힘들어진다. 무릎 관절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있으면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축구의 경우 종목 특성상 체중을 싣고 무릎을 안팎으로 돌리는 동작이 많아 반월판연골판이 손상되기 쉽다. 축구뿐만 아니라 회전 동작이 많은 농구, 야구, 배구와 댄스스포츠, 스쿼시 등도 자칫 무릎부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활동 후 충분히 쉬어도 무릎통증이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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