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열흘 걸리던 무역결제, 블록체인으로 하루면 가능”
신속하고 신뢰 높고 비용 저렴
은행 거래정보 독점 깨뜨릴 수
HSBC 블록체인 총괄 간담회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블록체인은 한국 무역금융 디지털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조슈아 크로거 홍콩상하이은행(HSBC) 기업금융 성장ㆍ혁신 총괄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HSBC빌딩에서 ‘블록체인-무역금융의 혁신적인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블록체인은 업계가 수 십년간 달성하지 못한 진정한 디지털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도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HSBC의 블록체인 전반도 책임지고 있다.

HSBC은 글로벌 은행 가운데서도 블록체인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국경을 넘어 일련의 결제가 이뤄지는 무역금융에 적용해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엔 곡물 메이저기업인 카길과 호주의 에너지기업 리오틴토 사이의 철광석 거래 등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진행했다.

크로거 총괄은 “무역거래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건 세계 최초”라며 “전통적인 서류교환거래 형식의 대안으로서 블록체인의 상업성과 운용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지급결제는 신속성과 신뢰성, 비용 절감 등의 경쟁력이 있다고 크로거 총괄은 설명했다.

통상 국제 무역거래에서 수출ㆍ수입업자는 상대방의 신용을 파악해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 이 때 중간에서 개설은행이 무역신용장을 발행해 지급보증을 한다. 은행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선적과 대금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다. 이 과정은 통상 5~10일(영업일 기준) 걸린다.

크로거 총괄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해 모든 거래 당사자들이 기존의 물리적인 서류 발송 등을 거치지 않고도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며 “지난해 카길 거래의 경우 블록체인 덕분에 선적서류 제시ㆍ심사 등에 걸리는 시간이 24시간 미만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금융업계에선 ‘수백년 역사의 무역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새로운 금융 네트워크 구조가 출현했다.

전통적인 금융은 소수의 은행과 일부 고객들만 참여하는 ‘폐쇄적인 네트워크’ 구조였다. 특히 거래 기록은 특정 은행의 서버에만 독점 저장됐다. 하지만 블록체인 금융은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를 지향한다. 거래 정보가 은행은 물론 각 거래 당사자들에게 똑같이 나뉘어 저장된다.

크로거 총괄은 “HSBC가 그간 진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여러 은행과의 협업으로 진행했다”며 “우리 은행은 네트워크를 선도하지만 그걸 소유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블록체인은 세계 주요 은행들의 화두다. 크로거 총괄은 “블록체인 시스템 상용화는 1년 내 실현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3~5년 가량 은행과 일반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