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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은 사회의 구성원…사회적 가치에 응답하는 재계
- 사회공헌 평균 지출액 137억6000억원…2017년 급성장
- 최태원ㆍ이재용ㆍ구광모 등 ‘젊은 총수’가 앞장
- “실제 사업과 연계, 전문화하는 CSR…분야도 노동ㆍ인권ㆍ환경으로 다양화”


[헤럴드경제=이태형ㆍ이세진 기자]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 추구’라던 고정관념이 급변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의 구성원’임을 자각하고 사회적 책임의 주체로 발벗고 나서고 있다. 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공동체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데서 나타나고 있는 신풍경이란 해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업 1곳당 평균 사회공헌 관련 지출 규모는 137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8.7%나 성장한 규모다.

평균 사회공헌 지출규모는 2013년부터 4년간 ‘역성장’을 거듭하다 2017년에 들어 급증했다. 재계 전반에 사회 공헌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을 방증하고 있는 숫자다.

변화의 물결을 주도한 것은 딱딱한 ‘회장님’ 이미지를 벗어던진 젊은 총수들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CSR(사회적 책임) 조직을 꾸리고 활동에 나선지는 오래됐지만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 사회적 가치와 역할에 대해 강조한 것은 비교적 최근에 두드러진 흐름이다.

젊은 총수 가운데 ‘맏형’으로 꼽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전도사’다. 최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 포럼과 중국 보아오 포럼 등 국제 무대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철학을 나누며 전세계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 회장은 또 ‘사회적 가치 추구’를 경영평가 항목에 포함시키고, 기업의 자산을 협력사나 일반 대중에게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공유 인프라’ 실행을 주문하는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정밀하고 효율적인 사회공헌의 토대를 다지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SK그룹이 사회적 가치 전담 연구조직으로 개설한 SK사회적가치연구원은 최근 20여개 공공기관과 ‘공공기관-SK 사회적가치협의회’ 활동을 출범했다. 또 SK는 최근 민간기업에도 사회적 가치 추구의 ‘롤모델’로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대한민국 1등 대기업’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걸음도 사회적 가치 추구와 맞닿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제가 두 아이의 아버지여서 그런지 젊은이들의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 소중한 아들ㆍ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달 18일 사내에 방송된 대표이사 영상메시지를 통해 사회공헌 비전과 테마를 새롭게 선정했다. 잠재력이 가장 창조적으로 나타나는 청소년들에게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이사들도 이 부회장의 발언 이후 임직원과 사회공헌의 비전과 테마를 공유하고 임직원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동참했다.

구광모 LG 회장도 사회적 가치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접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언급한 적은 없지만, 지난 1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19 LG새해인사모임’에서의 발언에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심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구 회장은 “(그동안) 성과의 기반이 LG가 추구해왔던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소비자’라는 호칭에 익숙하던 시기에, 가장 먼저 ‘고객’이란 개념을 도입했다”며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상당기간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선대 LG 회장들이 맡아왔던 LG공익재단 이사장을 맡지는 않았지만 ‘LG 의인상’ 수상 범위를 이웃에 대한 선행과 봉사를 실행한 사람으로 넓히면서 ‘사회와 함께하는 LG’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에 ‘응답’하는 재계에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지속가능전략실장은 “최근에는 실제 사업과 연계해 일종의 사업으로 내부화하며, 이전 CSR보다는 상당히 전문화되고 다양화되는 추세”라며 “단순히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분야도 환경, 인권, 노동 여러 분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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