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정유진은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미움 받기 딱 좋은 캐릭터다.

정유진이 맡은 송해린은 처음부터 차은호(이종석 분)를 좋아한다. 차은호가 강단이(이나영)와 맺어지는 구도에서 삼각관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다. 진부할 수 있는 캐릭터 설정이다. 또한 송해린은 일 잘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흔히 능력 있는 직장인이 지니고있을 법한 ‘재수 없음’이 엿보였다.

하지만 송해린은 일과 사랑에 있어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며 네티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뻔하지 않은 캐릭터로 오히려 몰입을 높이고 있다.

이성을 좋아하는 건 사람의 자연스런 감정이다. 차은호가 송해린에게 사랑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나서도 송해린은 구차해지지 않고 오히려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유진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도 서준희(정해인)에게 한눈에 꽂히는 강세영 역을 맡았다. 직장에서 눈치 빠르고 추진력이 좋은 강세영도 미움을 받지 않았다. 송해린은 강세영 역과 비교하면 디테일을 갖추는 등 더욱 진화된 캐릭터다.


송해린이 출판사에서 일을 하는 것도 갈수록 프로페셔널하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 후배에 대해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선배의 관용도 느껴진다.

송해린은 누구나 원하는 워너비 인재다. 겨루 출판사에서 일당백을 감당하는 중심 실무진이다. ‘얼음 마녀, 각해린’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똑 부러진 일 처리, 신입 교육 등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또한 공과 사를 확실하게 분리하는 것은 물론 맡은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지는 프로페셔널함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까지도 쾌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송해린은 사랑에서도 쿨한 모습을 보여준다. 차은호를 향한 송해린의 지속적인 고백은 주인공 커플의 자극제가 됐다. 또한 차은호와 강단이의 관계를 알게 된 후에도 송해린은 악랄하게 변하지 않고,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저 지서준(위하준 분)과 술을 마시는가 하면 차은호에게 투정을 부리는 등 귀여운 모습을 보여줘 자신만의 매력을 뽐냈다.

송해린이 많은 인기를 끄는 이유에는 캐릭터의 매력도 있지만, 정유진의 연기와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정유진은 맡은 역할 안에서 강약을 만들며 입체감을 더했다. 또한 때에 따른 노련한 말투, 대처 능력으로 상황을 끌어가는 것은 물론 진폭이 다른 감정 연기로 스토리의 완급을 조절해 호평을 받고 있다. ‘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