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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장벽없어진 핀테크 시장, 이제 성장은 기업들의 몫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은 그동안 정부 당국이 보여준 규제개혁의 모범사례가 될만하다. 그만큼 혁신적이고 광범위하며 개방지향적이다.

정부는 은행권 공동 결제시스템(오픈뱅킹)을 구축하고 은행은 물론 모든 핀테크 결제사업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핀테크 업체는 개별 은행과 일일이 제휴를 맺어야만 뱅킹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에따라 소비자는 핀테크업체를 통해 자신의 모든 계좌를 연동하고 결제ㆍ송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핀테크 결제사업자는 은행처럼 금융결제망에 직접 참가해 현금의 보관ㆍ인출ㆍ결제ㆍ송금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중개ㆍ판매 등 종합자산관리도 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기기에 저장된 생체정보(생체인식)나 신용카드 정보 등을 이용한 온·오프라인 상거래 결제서비스 제공기업들에게도 소액신용 기능이 허용되어 후불결제까지 가능해진다.

IT 선진국임에도 아직도 국내 핀테크 산업은 걸음아 수준이다. 세계 100대 핀테크기업에 들어가는 한국의 기업은 불과 2곳 뿐이다. 중국만해도 11개나 된다. 규제 장벽때문이었다. 4월에 금융 분야 규제 샌드박스 법인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 한국의 핀테크 산업에 장벽은 거의 사라진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핀테크 산업의 환경을 좁은 어항에서 넓은 대양으로 바꿔준 것이다. 하지만 장벽이 제거됐다고해서 산업 부흥이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기업은 아이디어로 무장한 혁신적인 서비스로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생존을 넘어 성장까지 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도 수수료 부담경감의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 그건 스타트업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오픈뱅킹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핀테크는 전형적인 IT 산업이다. IT산업은 승자독식의 세계다. 시장 선점이 핵심이다. 하지만 경쟁만이 능사는 아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신구 기업간의 협업이 시장 선점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은행은 핀테크 기업이 가진 기술력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고 핀테크 기업은 은행의 풍부한 경험과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다. 미국의 웰스파고은행은 핀테크기업 블렌드 랩스와 제휴로 6주 걸리던 모기지 대출심사를 4~5일로 단축했다. 싱가포르 DBS가 세계 최고의 디지털 은행으로 평가받는 것도 우수한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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