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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요금 인상 1주] 미터기 조정률 아직도 60%...‘돈 더달라’는데 ‘불편한’ 고객들
-요금부터 인상, 미터기 개선은 지연
-인상 1주…개인택시 44.8%만 미터기 조정
-시민들 “요금 올렸는데 서비스가 왜…”

한 택시에 붙어 있는 요금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좌석 앞에 써진 표 보이시죠? 그거 맞춰서 요금에 2000원 더하겠습니다.”

직장인 김모(30) 씨는 22일 오랜만에 택시를 탔다가 좌석앞에 붙은 ‘중형택시 요금 조건표’를 처음으로 봤다. 그는 당황했다. 요금이 오른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미터기 조정이 아직 되지 않은 택시가 존재한다는 게 김 씨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요금이 인상됐는데. 왜 추가적인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크게 불평했다.

서울시 택시요금이 인상된지 1주일. 여전히 40%가 넘는 서울 택시들은 미터기 수정이 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진행된 택시 파업과 요금인상에 부정적이던 여론의 불만은 미터기 문제로 이어졌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체 택시 7만1267대 가운데 미터기를 조정한 택시는 4만2143대(59.1%)였다. 문제는 개인택시다. 전체 대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4.8%(2만1817대)의 개인택시만이 현재 미터기 조정에 참여한 상황이다. 법인 택시 미터기 조정 비율 90.2%(2만326대)와는 대비되는 수치다.

승객들은 불만이다. 곳곳에선 미터기 문제 때문에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인 경우도 목격되고 있다.

직장인 진서린(32) 씨는 “일 때문에 한주에 3차례씩 택시를 타는데, 그중 한 번은 미터기 조정이 돼 있지 않은 경우”라면서 “업무 때문에 바빠서 택시를 타는데, 조정요금을 걷는다고 기사님이 미터기 조작을 할때면 조금 답답한 심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윤예민(28) 씨는 “미터기 조정 문제는 요금도 올린 상황에서 서비스는 제대로 개선되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면서 “시내 중심부에선 여전히 승차거부 문제가 심각하다. 택시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생 오모(31) 씨는 “난폭 운전과 승차거부에 시달렸는데, 미터기까지 제대로 안됐단 얘기까지 들으면 자연스레 한숨이 나온다”고 일갈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미터기 조정 지연은 검정업체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현재 택시 미터기 조정은 마포구 월드컵공원, 과천 서울대공원 등 수도권 4곳에 있는 검정업체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계식으로 검정이 진행되다 보니, 업체 직원들이 직접 미터기를 뜯어내고서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한다. 한 대를 작업하는데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간이 곧 매출’인 택시기사들에게는 불만거리다.

검정소 앞은 미터기를 조정하기 위해 몰려든 택시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서울시가 택시기사에게 조정 시간과 장소를 배정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기사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대에는 수 ㎞에 걸쳐 택시들이 늘어선 경우가 많다.

서울시가 앱미터기 등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절차상 복잡한 과정이 남아 개선현황은 소원하다.

일부 시민들은 이에 ‘택시 보이콧’ 의사도 내비추고 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이모(29) 씨는 “택시비가 오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언제부터 오르는지는 몰랐다”며 “택시를 타니 요금 조견표가 붙어 있었다. 갑자기 올랐다고 하니까 좀 황당했다. 바빠서 택시 타긴 했는데 오른 줄 알았으면 타지 않았을 것. 택시이용은 앞으로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주민 장모(33) 씨는 “앞으로 ‘타다’나 ‘카풀’같은 유관 서비스를 활용해서 택시는 최대한 피하려 한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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