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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부터 무장해제…넥슨 M&A ‘경우의 수’ 복잡
컨소시엄 무시…후보 모두 개별입찰
매도 주체 넥슨, 인수전서 주도권 선점
중도포기 어려워 매수자 ‘합종연횡’ 가능성



넥슨이 인수후보별 ‘개별 입찰’ 방식을 선택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후보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후보자들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매각 주관을 맡은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는 전날 NXC 인수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넷마블, 카카오 등 전략적투자자(SI)를 비롯해, 넷마블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MBK파트너스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해외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베인캐피털 등 재무적투자자(FI)도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 역시 인수 의사를 전했는데, 당장 대규모 지분 투자보다는 각각 2ㆍ3대 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카카오(6.7%), 넷마블(17.7%)을 통한 사업 시너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개별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넥슨이 인수의향서를 개별적으로 접수한 것이 향후 SI와 FI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방안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FI가 투자할 수 있는 자금 규모와 SI가 제시한 넥슨 운영 방안 등을 모두 펼쳐놓은 상황에서, 넥슨 측이 원하는 방식의 컨소시엄이 구성될 수 있도록 물밑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컨소시엄을 구성한 인수 후보가 있을 경우, 굳이 개별적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라고 제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SI든 FI든 매각자가 보기에 체력이 부족해보일 경우 컨소시엄 구성안을 거꾸로 제안하기도 하는데, 넥슨의 경우 인수 후보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최대한 열어놓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자가 직접 인수 후보자들의 합종연횡 경우의 수를 고려할 만큼, 넥슨이 이번 딜의 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매각자 입장에서는 인수 의사를 중도에 철회하는 등 거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적정한 가격을 찾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예컨대 매력적인 SI가 탐탁지 않은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응할 경우, 매각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SI도 함께 후보군에서 제외해야 한다. 추후 다른 컨소시엄 구성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거래가 장기화될 수록 인수 후보자의 부담은 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특별히 거래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할 만한 후보는 아니지만, 몸값이 높아 진입장벽이 높은 넥슨 입장에서는 인수 후보 여럿을 함께 잃을 위험은 처음부터 최소화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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