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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정부, KAL858기 잔해 인양 위한 수색 검토…“부처 조율중”
-국무총리실 주도, 국토부 등 협의중

KAL858기 유족들이 19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빌딩 앞에서 사고지역 희생자 유해 수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정부가 대한항공(KAL)858 폭파사건의 희생자 유해와 비행기 잔해 인양을 위한 수색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총리실 주도로 진행되는 검토작업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간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다.

국무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KAL858기 잔해 수색을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중에 있다”며 “현재 초동 단계이며 정부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은 지난달 KAL858기 유가족과 면담했고, 이후 국토국토교통부 등과 KAL858기 수색작업 논의를 진행 중이다. KAL858 유가족들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하며 청원을 제출한 바 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KAL858기 사고 유족들은 다른 사고 유족에 비해 그동안 낮은 대우를 받아온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KAL858기 사건이 정치적 이슈가 된 탓에 정권에 따라 심한 부침을 겪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KAL858기는 지난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상공을 지나가던 중 인도양 상공에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모두 숨졌다. 1987년 말 대선 직전 입국한 북한 공작원 김현희는 자신이 KAL858기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희생자 유해와 비행기 잔해 인양 작업 검토에 착수한 것은 유족들의 요청 때문이다. 유족들은 19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자 115명의 유골과 유품을 찾아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심해해저에서 회수된 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를 언급하며 “스텔라데이지호는 침몰 수심 3400미터, 수색 하루만에 발견됐다. KAL858기 사고지역은 수심 35미터, 32년동안 수색을 한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KAL858기 수색작업에 대한 검토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아직 회의 초기 단계라 예산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확정이 되면 기획재정부도 참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건이 32년이나 지나 수색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무게 수천톤에 길이도 100미터가 넘는 스텔라데이지호와는 달리 상공에서 폭파돼 흩어진 비행기 잔해는 일단 잔해 매몰지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아직 기술적인 문제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수색 전 수색 해협에 대한 타기팅(targeting) 작업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빙모드에 있는 ’남북관계’도 고민해야 될 부분이다. 지난 2007년 중국에서 6자 회담이 열렸을 당시, 북한 측의 리근 미국국장은 사석에서 “우리는 KAL기 사건 이후 한번도 테러한 적이 없다”고 말해 KAL858기 폭파사건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것을 간접 시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공작원 김현희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KAL858기 가족회는 전날 김현의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KAL858기 가족회는 “32년간 피해자 가족들을 수도 없이 모독하고, 마음에 상처를 준 김현희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고소를 취하함으로써 수색을 간절히 원하는 가족들의 진정성을 정부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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