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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계의 ‘카이저’ 칼 라거펠트, 전설이 되다
명품 브랜드 샤넬ㆍ펜디의 수석디자이너
‘클래식과 현대’ 조합 통한 독창적 디자인 제시
샤넬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 

샤넬 2004/2005 FW 시즌 콜렉션에 참석한 칼 라거펠트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오늘, 세상은 아이콘이자 천재 한 명을 잃었다. 우리는 그의 위대한 재능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다.”(도나텔라 베르사체, 베르사체 그룹 부회장)

짙은색 선글라스, 정갈하게 묶은 포니테일, 검은 청바지, 손가락이 없는 장갑, 그리고 무심한 표정. 늘 한결 같은 모습의 그는 럭셔리 패션계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명품 브랜드 샤넬의 부흥기를 이끌었고,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영감이 됐다. 혹자에게는 ‘카이저(황제)’라고도 불렸던 ‘패션계의 전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그가 36년 몸 담았던 샤넬은 이날 그의 죽음을 발표했다. 사인은 췌장암으로 알려졌다. 알랭 베르트하이머 샤넬 CEO는 성명을 통해 “그는 창의력과 관대함, 탁월한 직감으로 시대를 앞서갔고 샤넬의 세계적인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며 “그의 죽음과 함께 우리는 그의 창조적 정신도 함께 잃었다”고 밝혔다.

샤넬 2009 SS 오트 쿠튀르 패션쇼 런웨이에 서 있는 칼 라거페트[로이터연합뉴스]

라거펠트는 1933년 독일에서 태어나 1983년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수석 디자이너)를 맡으며 명품 패션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1965년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를 맡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도 론칭했다.

1980년대 초 ‘클래식’의 상징이었던 샤넬은 라거펠트의 지휘 아래 지난 수십 년 간 끊임없이 변화했다. 2.55 클래식백, 트위드 자켓 등은 대중문화까지 흡수하며 새롭게 재해석됐다. ‘헤리티지와 새로운 것의 조합(high fashion and high camp)’이라는 칼 라거펠트의 대표적인 디자인 철학은 수많은 추종자를 만들었다.

80대의 나이에도 그는 일을 계속했다. 매해 평균 14개의 컬렉션을 지휘했다. 2년 전 펜디 패션쇼에서는 “아이디어는 당신이 일할 때 나온다”고 말했다.

라거펠트의 성공은 곧 샤넬의 성공이었다. 샤넬은 명실공히 명품 패션의 상징적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창립 이래 108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 샤넬의 매출(2017년 기준)은 96억2000만 달러(약 10조 7022억원)였다. 이제 샤넬의 숙제는 라거펠트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샤넬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라거펠트와 함께 작업해 온 버지니 비아드를 수석디자이너로 임명했다. 펜디는 아직까지 후임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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