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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후유증 ①] 명절에 고기 폭식했는데…단백질 과다 섭취는 뇌경색 위험 높인다
지나친 육류 섭취는 뇌경색의 위험 요인인 호모시스테인의 수치를 높일 수 있다. [헤럴드DB]

-서울대병원, 뇌경색 원인 호모시스테인 연구
-호모시스테인은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발생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이번 설 명절에 3kg이나 몸무게가 늘었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평소 식사를 잘 챙기지 못했던 강씨는 설 명절 동안 부모님댁에서 매일 푸짐하게 식사를 즐겼다. 특히 평소 먹기 힘든 고기를 거의 매 끼 맘껏 먹었다.

육류는 단백질을 보충하는데 필수 음식이지만 지나친 육류 섭취는 뇌경색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남기웅·권형민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 연구팀은 최근 단백질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호모시스테인(tHcy)’이라는 물질이 뇌경색의 원인인 뇌 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뇌경색은 뇌의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됨으로써 뇌세포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신체마비, 감각 이상,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뇌경색 환자의 대부분은 뇌백질 고신호 병변(WMH), 뇌 미세출혈(CMB) 등의 소혈관 질환이 함께 발견되는데 증상이 한번 나타나면 완치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병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578명의 뇌 MRI 및 혈액검사 결과를 활용해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와 소혈관 질환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백질 고신호 병변, 뇌 미세출혈 등 소혈관 질환 발생이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호모시스테인은 음식물이 체내에서 소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 중 하나로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될 경우 심혈관 질환 및 뇌 조직 손상에 의한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 9.60μmol/L을 기준으로 기준 이상인 집단에서 혈관 미세출혈과 뇌백질 고신호 병변, 열공성 뇌경색이 함께 관찰된 비율이 높았으며 14%가 25개 이상의 확장성 혈관주위 공간(EPVS)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호모시스테인이 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었던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정상 범위라고 알려졌던 호모시스테인 농도(5~15μmol/L) 내에서도 유의한 위험성을 발견했으며 다양한 형태의 소혈관 질환들이 호모시스테인이라는 공통된 원인을 가지고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뇌경색과 치매의 발생 기전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형민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는 “호모시스테인이 뇌 소혈관 질환 전반의 발생에 관여해 추후 뇌경색과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며 “호모시스테인은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체내 농도가 올라가므로 시금치 등 녹색 채소나 생선 같이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해 정상 수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공식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에 2019년 1월호에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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