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벼랑끝 공인중개사③]‘스타트업에서 유튜브까지’…청년 중개사들 생존 분투
- 이전 직장 경험 살려 유튜브 동영상 제작ㆍ드론 촬영에 외국어 특화까지
- 청년 스타트업 집토스의 도전…“원룸 시세 예측 시스템 구축 목표”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이 치러졌던 서울의 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1. 서울 서초구에서 가족들과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3년 차 양모(40) 씨는 최근 유튜브에 푹 빠졌다. 정부의 9ㆍ13 대책 이후 일감이 뚝 떨어지면서 직접 부동산 관련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중개사가 되기 전 증권업계에 몸 담았던 경험을 살려 부동산을 명품 브랜드와 비교하는 등 쉽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양 씨는 “유튜브로 눈 을 돌리는 중개사들이 늘면서 경쟁도 치열하지만 나만의 장점을 살려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중개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 송파구에서 소속 공인중개사로 4년 째를 맞은 김모(29) 씨는 업계에 몸 담은 이후 정시퇴근과 ‘토요일 휴일’도 잊었다. 뾰족한 하이힐을 신고 신축 단지 공사현장에 가거나 아는 길도 돌아서 모르는 지역을 방문하는 게 습관이 됐다. 일은 힘들지만 덕분에 사무소를 옮겼을 때도 예전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는 “중개업소를 찾는 연령대에 젊은층이 적기 때문에 처음에는 청년 중개사로 활동하기 어려운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면서 “열심히 발로 뛰고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하니 ‘젊은이들이 더 잘한다’며 매물을 직접 내놓으러 오신 분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거래절벽과 포화경쟁으로 부동산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청년 공인중개사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변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들이 낸 ‘생존 아이디어’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일으키거나 때로는 논란이 되기도 하면서 업계에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대, 30대 공인중개사 2차 시험 최종합격자는 최근 5년 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13년 3508명에서 2018년 6379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0대의 경우에도 매년 10명~20명 가량 꾸준히 합격자가 나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반 회사나 공기업에 취직하거나 감정평가사를 준비하는 등 바로 공인중개사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최근 곧바로 중개사 사무실에 취직해 실무를 익히거나 아예 개업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료에 의하면 20대 남성 개업 공인중개사는 2013년 461명에서 지난해 607명으로, 20대 여성도 같은 기간 408명에서 578명으로 늘어났다.

서울대 학부생 3명이 설립한 부동산 스타트업 ‘집토스’는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전ㆍ월세 중개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집토스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에서 중개수수료를 받던 관행을 깨고 집주인에게만 ‘복비’를 받겠다고 나서 기존 업계로부터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외에도 드론 자격증을 활용해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 등에서 실제 입주할 집에서 확보되는 조망권을 직접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영어ㆍ중국어 등 외국어를 통해 글로벌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는 청년 공인중개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