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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운동 배경, 한국사 교과서 8종 잘못 서술해
여학생들의 만세시위[독립기념관 제공]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대한독립선언서’등 오류 지적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현재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이 3.1운동의 배경을 서술하면서 잘못된 내용을 싣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최근 저서 ‘오늘과 마주한 3.1운동’에서, 이들 교과서가 3.1운동의 배경과 관련, 공통적으로 두 가지 사실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모든 교과서가 3.1운동의 배경으로 ‘대한독립선언서’발표를 서술하고 있는데, ‘대한독립선언서’는 1919년 3월1일 이전이 아니라, 3월11일 중국 지린에서 대한독립의군부 주도하에 독립운동가 39명이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3.1운동 와중에 국내외에서 발표된 독립선언서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무오독립선언서’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면서 1918년 말 혹은 1919년 2월에 발표된 것으로 해석됐던 시절의 연구성과가 아직도 교과서에 살아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교과서가 싣고 있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제창’이다. 8종 중 5종의 교과서는 윌슨이 파리강화회의에서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했다고 쓰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오류라는 지적이다. 윌슨은 1918년 1월 민주주의와 영구평화에 대한 구상을 담은 14개조를 발표하고 2월에 “각 민족이 국제회의 혹은 경쟁국과 적대국 간의 양해에 따라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인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각 민족은 자신들의 동의에 의해서만 지배 통치될 때”라는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교과서에 처음 등장한 건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처음 나온 최초의 한국사 교과서인 진단학회가 발간한 중학교 3학년용 ‘국사교본’이다. 근대사를 집필한 이는 역사학자 이병도였다. 이병도가 1950년대에 내놓은 ‘고등학교 국사’에서는 3.1운동의 배경으로 민족자결주의만을 강조했는데, 이는 1960년대에 내놓은 ‘인문계 고등학교 국사’에서도 반복됐다. 3.1운동의 배경으로 민족자결주의와 함께 김규식과 이승만의 파리강화회의 파견시도와 ‘2.8독립선언서’가 들어간 건 1960년대에 나온 신석호의 ‘인문계 고등학교 국사’에서다.

그런데 ‘윌슨이 파리강화회의에서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했다’는 잘못된 서술은 2000년대에 등장했다. 당시 ‘한국근현대사’교과서 6종 가운데 1종이 이 같이 서술한 게 정정되지 않은 채 확산됐다는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 때 나온 6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4종이 이같은 오류를 반복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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