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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ㆍ친척이어도 사생활 침해할 말은 참으세요
-주변 사람 말로 스트레스 받는 경우 많아

-직설적인 표현 피하고 지나친 간섭은 금물


명절 가족이라도 지나친 사생활에 대한 질문이나 대화는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3년째 취업 준비 중인 박 모씨는 매년 다가오는 명절이 두렵기만 하다. 지난해까지는 이런저런 이유로 시골집 방문을 피했지만 이번 구정에는 할머니 칠순도 있어 부모님과 시골 방문에 동행하게 될 듯하다. 온 가족이 다 모이는 자리에서 아직 취업을 못한 무슨 말을 들을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설날은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서 우애와 화목을 다지는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명절에 만나는 일가친척들과의 대화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명절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은 부적절한 대화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서양 사람들은 명절 때 만나도 별다른 갈등 없이 대화가 진행되고 화목하게 분위기가 유지된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났을 때 부적절한 대화로 가족 간의 심기가 흐트러지는 경향이 있다. 서양에서는 가족 간이라도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간섭하는 말을 하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이니까 서로 이해하겠지’ 하는 생각에 본인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스트레스 받는 명절을 피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화법이 필요하다. 조철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몇 가지 대화법을 제안했다.



▶ 사생활을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침해하는 말은 삼가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직설적인 방식이나 민감한 화제로 대화를 시작해 가족 간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 자식 사이나 형제, 자매 사이에서 서로를 독립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뜻만 강요하면서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니까 잘 들어’, ‘부모 말 들어서 손해볼 것 없다’라고 말하면 서로 간의 감정이 상할 수 있다. 말을 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어떤 말을 하였을 때 상대방의 기분이 어떤지 고민을 한 후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직설적인 표현은 피하기

부모가 자식을 오랜만에 만나서 ‘너는 도대체 언제 결혼할거니?’, ‘아이는 언제 낳을 생각이니?’, ‘옆집 아들은 좋은 회사에 다녀서 연봉이 얼마인데, 너는 취직을 언제 할 거니?’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자식을 걱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만 명절 때마다 이런 말을 듣는 자식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자식이 부모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상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반발할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좋은 소식을 전해들리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일 수 있다.

▶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대화를 시작하기

최근에 화제가 되는 영화나 드라마로 이야기를 시작하거나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인 ‘건강’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대화가 민감해질 수 있는 주제인 종교나 정치를 논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윷놀이나 퀴즈게임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화법이다.

▶ 조심해야 할 고부간의 대화법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후에 이혼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명절 간 발생한 고부간의 갈등이 자식과 며느리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반영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다른 집 며느리들은 전날 와서 일을 돕는데 너는 왜 일찍 와서 돕지 않느냐?’ 라고 하거나 며느리들 간 서로 비교하는 말을 하면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 또 며느리가 하는 일이 서툴러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하거나 며느리의 친정부모의 탓으로 돌리면 서운함만 쌓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는 것은 오히려 서로 간의 불만이나 화를 키울 뿐이다. 따라서 화를 속으로 삭히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시어머니도 과거에 며느리로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며느리에게 공감을 표현한다거나 며느리의 친정식구 안부를 먼저 챙기는 것도 고부 간의 갈등을 줄이고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조 교수는 “이와 같은 대화법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과 친척들 간에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차분하게 표현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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