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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나가던 사업 잇단 제동...블록체인 기술기업 ‘울상’
코인 결제 막히고 파트너사 중도 포기
시장 악화에 투자자들 개발속도 압박
“암호화폐 불신 심화…기술까지 홀대”
암울한 분위기에 개발자들도 해외로


시장 침체와 정부 냉대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음원서비스 플랫폼을 준비 중인 한 기업은 자사 코인을 음원 구매에 일부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지만, 최근 결제대행업체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창작자(작곡가ㆍ작사가), 제작자, 소비자가 체인으로 연결되고 블록체인 기술로 저작권 보호ㆍ관리ㆍ정산이 이뤄지는 구조다. 사용자 간 P2P 방식 음원 거래가 가능하고 기여도에 따라 보상으로 코인도 지급된다.

하지만 코인으로 음원을 결제하는 것이 막히면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동력도 꺾이게 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코인으로 음원 전액을 구매하는 것도 아니고 포인트처럼 일부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마저 어려워졌다.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블록체인 기술까지 홀대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파트너사가 사업을 접으면서 덩달아 기술을 공급했던 블록체인 기업들이 허탕치는 경우도 있다.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했던 한 블록체인 기업은 이달 초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파트너사가 중도 포기하면서 그동안 개발에 투자했던 비용과 시간을 날리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스타트업 수준인 블록체인 기업들이 대부분 프로젝트 개발 파트너사와 협업하고 있는데 파트너사들이 정부 눈치에 사업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해 블록체인 기업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악화에 투자금 회수를 서두르려는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기업들에 서비스 개발 속도를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콘텐츠 플랫폼 분야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안정적인 서비스 구현을 위해 일정 기간 이상이 필요한데 투자자들은개발 속도롤 올리라는 주문만 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분야도 추가 규제완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블록체인 기반 송금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개인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소규모 무역, 중소법인까지 송금 가능 대상에 포함돼야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데 지금은 성장판이 막혀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든든한 수요처로 평가되던 각 지자체들도 돌아서는 분위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암호화폐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근 담당자들을 만나면 서울형 제로페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다”며 “공공마저도 얼어붙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이 손잡고 지역 암호화폐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블록체인 중소 및 스타트업들은 더욱 설자리를 잃고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 업계 전반이 위축되면서 핵심 인력인 개발자 유출도 심화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개발자들이 싱가포르 등으로 나가며 개발인력이 두달 새 10명 이상 줄었고, 국내 개발자 수급난으로 해외 개발자 영입 경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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