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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 옹호-혐오 ‘폭력적’ 2분법은 해법이 아니다

동성애자 총리가 선출되고 미디어를 통한 커밍아웃이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졌다. 학자들은 ‘선사시대의 미개한 잔재’로 여겨진 동성애에 대한 평가가 불과 몇 십년 만에 법적·사회적으로 달라진 걸 거의 기적적으로 본다. 그런 와중에도 이를 둘러싼 사회적 분열과 폭력은 이어지고 있다. ‘호모포비아’(사월의책)는 최근 우리사회에 번지고 있는 ‘혐오’에 주목, 그 대상 중 하나인 동성애 혐오를 집중 조명했다. 이 책은 지난 2016년 2월 프랑크푸르트학파 공식 저널인 베스텐트가 전면적으로 다룬 동성애 혐오를 발췌, 편집해 엮었다.

베스텐트의 다섯 명의 학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거부가 지속되는 이유와 대책을 제안하는데, 저자 중 한 명인 폴커 하인스 독일 에센대 정치학과 교수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양극단화돼가는데 주목한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가 동성애를 수용하고 있는 데 반해, 아프리카와 이슬람지역, 러시아, 인도에서는 오히려 점점 더 거부되고 범죄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후자의 경우, ‘동성애자의 유럽’에 맞서 집단적 문화투쟁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독일의 사회학자 클라우스 테벨라이트는 ‘호모포비아’라는, 동성애자에 대한 공포가 매우 부적절함을 지적한다. 내 이웃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가 알게 됐더라도 그에 대한 혐오나 공포가 생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공포, 혐오는 상대방이 아닌 외부, 즉 사회적 강압에서 촉발된 것이란 얘기다. 그는 동성애 혐오를 다른 사회혐오와 같은 선상에 놓는다. 즉 여성혐오, 소수자혐오 등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약자에 대한 또 하나의 혐오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동성애를 처벌하고 박해하는 그 이면에 “처벌과 구타라는 폭력으로 그들의 가정을 지배하면서 여성들의 무권리 상태를 지속시키고자 하는 남성들”이 있음을 지적한다.

사회심리학자 베른트 지몬은 동성애 옹호가 동성애 혐오자에 대한 거부의 방식으로 이뤄져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평등한 관용과 동등한 권리라는 차원에서 동성애를 존중하는 것이다.

책의 3부는 한국판 특집으로, 민주주의와 관련, 자유의 영역이 얼마나 확장됐는지 세 편의 글을 담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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