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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사들 “‘ ‘JP모건 콘퍼런스’는 해외진출의 하이패스
올 450개社 참가 제약바이오 최대행사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사들 대거 참여
“신약성패 지표·기술진출 기회로 인식”
유한양행, 美 길리어드와 9000억 계약
셀트리온, 中진출 ‘세계에 공개’ 무대 활용
삼성바이오·LG화학도 R&D제품 발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투자자들에게 셀트리온의 중장기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셀트리온 그룹]

국내 제약사들이 기술수출의 열매를 맺기 위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 제약 현실상 기술수출은 현재 국산 신약을 글로벌 신약으로 키울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가능성 높은 전략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퀀텀프로젝트’로 5조원대의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대박을 친 후 국내사들에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기술수출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한양행, 미 길리어드와 90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매년 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제약바이오 분야 최대 행사다. 지난 7~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열린 37회 행사에는 450개가 넘는 민간 및 공공기업에서 약 9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서는 글로벌빅파마를 비롯해 중소 바이오벤처까지 참여해 서로의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을 공유하고 수 많은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진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한양행을 비롯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LG화학 등 주요 상위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이번 행사를 통해 수확을 걷은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미 제약사 ‘길리어드’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유한양행은 계약금으로 1500만 달러를 받게 되며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 기술료 7억7000만 달러와 더불어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받게 된다. 최대 계약 규모는 7억8500만 달러(약 9000억원)에 이른다. 유한양행은 지난 해 11월 얀센에 폐암 치료제를 1조4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한데 이어 올 해에도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셀트리온ㆍ삼성바이오 등 사업 계획 소개=셀트리온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셀트리온의 제2 도약을 이끌 신성장 동력을 공개했다. 서정진 회장은 9일 유럽 등에서 성장을 보여온 램시마와 트룩시마 등의 글로벌 주요 사업 현황을 설명한 데 이어 글로벌 직접판매 네트워크 구축, 케미컬의약품 사업, 중국 진출 등을 집중 소개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해온 셀트리온 그룹이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으로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지난 해 유럽 허가를 신청한 램시마SC가 도약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 허가 후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직판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2위 규모 제약 시장 중국에서 바이오 및 케미컬의약품 사업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서 회장은 “중국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상을 활발히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한국 기업으로 최초로 메인트랙을 배정받은 데 이어 올해는 한국 기업 최초로 메인 트랙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발표회장인 ‘그랜드볼룸’을 배정받아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랜드볼룸은 화이자, 로슈, 존슨앤존슨 등과 같은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들에게만 배정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한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한지 7년 만에 전 세계 CMO(의약품위탁생산) 기업 중 세계 최대규모의 생산규모를 갖춘 것은 물론 경쟁사 대비 공장 건설과 가동에 필요한 기간을 40% 가까이 단축시키며 CMO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왔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는 현재 27건의 CMO수주와 14건의 CDO/CRO 프로젝트 등 총 41건을 수주했으며 2019년말까지 CMO는 12건, CDO/CRO는 10건 이상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콘퍼런스를 통해 5조원대 기술수출의 단초를 마련한 한미약품도 매년 행사에 참석, R&D전략 및 비전 등을 발표하고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주요 3가지 R&D 과제로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비만 치료 신약(HM15136),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HM15211),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HM43239)를 꼽은 뒤 상세히 설명했다.

HM15136은 주 1회 제형의 바이오신약 주사제로 이미 전임상을 통해 유의미한 약동학적 변화 및 탁월한 체중 감소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치료제가 없는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HM15211은 NASH 외에도 간섬유증 치료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작년 10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AML 치료제 HM43239은 올해 1분기 미국 및 한국에서의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LG화학은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이 발표자로 나서 바이오 사업의 현황과 향후 전략을 소개했다. LG화학은 37년간 축적해온 우수한 연구개발(R&D) 역량, 글로벌 수준의 생산공정 기술, 합성의약품·바이오의약품 및 백신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글로벌 상업화 경험 등을 주요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또 LG화학은 중점 연구개발 분야인 대사질환, 항암·면역질환에서의 신약 과제 확대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혁신형 개방) 성과를 발표했다.

▶JP모건 콘퍼런스, 해외 진출 위한 ‘하이패스‘=JP모건 콘퍼런스는 이처럼 국내사들이 한 해 동안 매진한 신약개발의 성패를 가늠해보는 시험장이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하이패스로 인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력이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수시로 해외 투자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모색한다”며 “그런 일을 개별적으로 하다보면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들지만 JP모건 컨퍼런스 한 장소에서 이런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기업은 이 기회를 잘 활용하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설사 이 곳에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제2, 제3의 잠재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며 “국내 제약사들에게 JP모건 콘퍼런스는 해외 진출을 위한 하나의 하이패스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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