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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로 읽는 책…오디오북 시장 ‘폭풍 성장’
시판 오디오북 2429종…전년대비 418% 성장
친근한 배우·성우 목소리에 눈 피로감 없어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 직접 낭독 화제
‘오디오클립’ ‘윌라’ 등 다양한 플랫폼도 등장
높은 제작비·초기단계 사용자 경험부족 한계


오디오북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아직 출판사들은 적극 뛰어들고 있진 않다. 투자라는 판단으로 우선 짧은 소설, 자기계발서 등을 내놓고 있지만 유통접점이 많아지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도권에 사는 직장인 김정호씨(42)는 두 시간여에 달하는 출퇴근길에 오디오북을 듣고 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읽었을 때 오는 눈의 피로감이 없어 즐겨 듣게 됐다. 전자책의 기계음으로 듣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친근한 배우와 성우들이 낭독해주는 오디오북이 많이 나와 있어서 일상에서도 책 듣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스피커의 보급으로 최근 오디오북이 책의 새로운 소비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현재 판매중인 오디오북은 2429종으로 전년 대비 418% 폭풍 성장했다. 업계는 올 한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디오북 시장의 급성장은 네이버가 2017년 5월 KTB네트워크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오디오콘텐츠 펀드를 조성하면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어 오디오북 업체인 오디언을 인수하고 지난해 7월 플랫폼 오디오클립을 오픈하면서 가시화됐다. 네이버는 출판사들에 책 토크 채널을 열어주는가하면 오디오북 제작비 지원, 녹음 스튜디오 무료 제공 등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오디오클립에는 최은영의 소설 ‘몫’ 등 소설 오디오북 226개, 시· 에세이 215개 등 1300여개 오디오북이 구매와 대여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다.

전자책 사업에 공을 들여온 교보문고는 지난해 5월부터 오디오북을 내놓기 시작해 현재 25종을 자체 제작·출간했다. ‘신경끄기의기술’‘청춘의 독서’‘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등 주로 자기계발, 경제경영서로, 특히 베스트셀러인 ‘언어의 온도’는 이기주 작가가 직접 책을 읽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보문고는 최근 출판사 미메시스와 함께 전문 배우들이 낭독한 오디오북 ‘낭만서점 낭독극장’을 제작한데 이어, 원스토어와 공동 제작 투자를 통해 매월 10종 이상의 오디오북을 내놓을 예정이다.

밀리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낸 출판사 인플루엔셜도 투자를 받아 오디오북플랫폼 ‘윌라’를 런칭했다. 윌라는 회원제 서비스로, 월 1만4300원을 내면, 오디오북과 윌라의 모든 강연을 무제한 자유 이용이 가능하다. ‘밀리의 서재’ 역시 회원제 서비스로, 베스트셀러 중심의 ‘리딩북’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리딩북으로 배우 이병헌이 유발 하라리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를 낭독, 1주만에 1만5000 다운로드가 이뤄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출판사들도 저마다 독자 취향에 맞춘 오디오북을 속속 내놓고 있다. 출판사 아르테는 한국소설선 ‘작은책 시리즈’가운데 은모든의 소설 ‘안락’을 종이책에 USB형태로 오디오북을 실어 펴냈다. 아르테는 백영옥 작가의 베스트셀러 ‘빨강머리앤이 하는 말’도 오디오북으로 제작중이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기획 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USB형태로 제작, 판매중으로 배우 최민식, 안석환, 문성근, 강부자, 장미희 등이 낭독자로 참여했다.

독자적인 오디오북 서비스를 개발한 창비는 책에 스마트폰을 대면 오디오북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더책’을 주로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림책과 영어 원서가 대부분이고, 일부 단행본에는 황정은의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한강의 ‘소년이 온다 등 베스트셀러가 포함돼 있다. 도서관용 책 영구 서비스가격은 권당 1만5000원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오디오북은 2030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초기단계라 사용자는 많지 않다. 또 제작비가 많이 드는 점은 출판사가 꺼리는 대목이다. 그러다보니 4, 5시간 걸리는 완독보다는 1, 2시간 짜리 발췌가 많다.

아르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콘텐츠도 다양하지 않고 유통접점이 적어 독자들이 경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 다양한 서비스앱이 생겨나고 있어 출판사들도 점차 콘텐츠 양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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