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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를 벌리고 앉은 사람, 누구를 기다리나
313아트프로젝트, 자비에 베이앙 개인전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대표작가 


Natasa, 2018, Aluminium, polyurethane paint, 108.3 x 63 x 72.5 cm_1.[사진제공=313아트프로젝트]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한 사람이 다리를 벌리고 앉아있다. 오른팔 팔꿈치는 오른 다리에, 오른손은 왼 무릎 위에 올렸다. 왼손은 턱을 괴고 약간 구부린 듯이 앉은 자세는 무언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습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보인다. 프랑스 출신 세계적 작가인 자비에 베이앙(56)의 ‘나타샤’다. 
Rays_n2, 2018, Carbon, steel, epoxy paint, 98 x 102 x 10 cm_1.[사진제공=313아트프로젝트]

자비에 베이앙은 인천공항 제 2터미널 개관 당시 파란 둥근 구슬모양의 거대 모빌인 ‘더 그레이트 모빌즈’를 설치한 작가로 일반인에게 더 익숙하다. 서울 성북동 313아트프로젝트는 자비에의 개인전을 313의 성북 스페이스 개관전으로 지난 10일부터 개최한다. 4년만의 한국전이자,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관 전시 이후 첫 개인전이다.

“20~50년전이었다면 저 조각을 보고 남성이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나타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즐거운 듯 설명을 이어갔다.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분위기, 시대도 읽힌다”며 “보편적인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 자세를 조각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외형적 혹은 관념적 특성을 실재에 가깝게 담아내기보다 대상이 갖는 존재성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 큐비즘 그림이 연상되는 추상 조각이지만 동시에 실제 사람처럼 존재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Marc, 2018, Carbon, polyurethane varnish, 210 x 68.8 x 41.7 cm_5 [사진제공=313아트프로젝트]

전시엔 지난 5년간 작업해 온 ‘레이즈(Rays)’도 선보인다. 탄소 막대들이 서로 교차하며 뒤의 배경을 작품에 끌어들인다. 평면 개념인 드로잉을 3차원으로 발전시켜 공간에 형태를 그리고자 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교차 배열한 형태는 광학기기와 같은 독특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레이즈 시리즈는 바깥의 풍경을 차용한다. 비록 이곳에서는 흰 벽 밖에 보이지 않지만 키네틱이나 착시미술처럼 주변 공간에 다양한 자극을 준다”

이외에도 작가의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스투디오 베네치아(Studio Venezia)’의 음악적 장면을 조각으로 재현한 스투디오 라인(Studio Line), 20세기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음악가, 체스광인 레이몽 루셀(Raymond Rousselㆍ1877-1933)의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상징하는 ‘주거용 트레일러(Roulotte)’, 찰나의 순간마다 변화하는 구름의 흐릿한 형상을 금속 표면에 조각한 평면 작업 ‘고스트 랜드스케이프’ 등 신작 20여점이 나왔다. 전시는 2월 15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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