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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게이밍 시대…의자도 춤추다
게임도 가치소비…게임방 꾸미고 취미 생활
게임기 매출 전년 동기대비 9배 급증



직장인 A(41)씨는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 취미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뒤로는 PC방 근처에도 가기 어려워졌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다 보니 퇴근한 후에도 함께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느라 여유가 없는 탓이다. 이에 A씨가 낸 복안은 아내와 아이들이 자는 시간을 이용해 취미 생활을 즐겨보자는 것. 서재방의 의자를 게임용 의자로 바꾸고 마우스도 ‘게이밍 마우스’로 바꿨더니 서재방이 게임방처럼 아늑해졌다.

최근 집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소비 추세가 확산하면서 홈카페, 홈뷰티에 이어 A씨처럼 홈게이밍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 관련 제품들의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10일 모바일커머스 티몬이 최근 한 달간 게임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4 등 콘솔 게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9배(897%) 증가했다.

일반 가정집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게이밍 의자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티몬에서 판매된 게이밍 의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무용 의자는 20%, 학생용 의자는 15% 증가한 것을 보면, 증가율이 10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게이밍 전용 액세서리도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게이밍 전용 헤드셋이나 마우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각각 182%와 124% 늘어났다.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게임 관련 아이템을 더 선호한다는 ‘상식’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게이밍 의자의 경우 남녀 성별 매출 비중이 64%대 36%로, 아직까지 남성이 크지만, 매출 상승폭은 여성이 남성을 따라잡았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티몬에서 팔린 게이밍 의자 매출 상승률은 남성 135%, 여성 153% 등으로 여성이 18%포인트 높다.

이처럼 게임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홈카페, 홈뷰티 등에 이어 홈게이밍도 집에서 누리는 ‘가치 소비’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우선 52시간 근무제 확산으로 집에서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고, 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 덕에 ‘마니아’ ‘하위문화’ 등의 취급을 받았던 게임이 당당히 취미 생활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여성 게이머들이 증가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전구경 티몬 가전디지털실장은 “과거 하위문화 가운데 하루로 여겨졌던 게임의 위상이 달라졌다”라며 “이제는 하위문화가 아닌 대중문화로 당당히 자리 잡아가면서 다양한 파생상품의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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