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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호, 조성길에게 “한국行 선택 아닌 의무” 권고
-조성길 대사대리에게 보내는 편지글 공개
-“韓, 지상천국 아니지만 통일의 전초기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5일 작년 11월 잠적한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에게 한국행을 권고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동행 포럼’에 올린 조 대사대리에게 보내는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는 제목의 편지글에서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였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서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성길아, 너와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네가 자주 열람하던 나의 블로그에 너에게 보내는 장편의 편지를 올린다. 우리가 평양에서 헤여진지도 어엿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 자네가 미국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니 이게 웬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그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한국행을 거듭 권고했다.

[사진=태영호의 남북동행 포럼]

태 전 공사는 조 대사대리가 한국행을 결심할 경우에 대한 장점을 상세히 나열했다.

그는 먼저 “실지 한국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도 발전했다”며 “내가 한국으로 왔다고 해서 정당화 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70여년 전까지만 해도 낙후한 식민지였던 나라가 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가 한국 말고 세상에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한국은 지상천국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나나 자네가 자기가 이루려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마디로 서울은 한반도 통일의 전초기지”라며 “북한 외교관으로서 나나 자네가 남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계속해서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해 우리가 몸 담궜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며 “한국으로 오면 신변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 여러 명의 경호원이 밀착 경호를 한다. 국민의 혈세를 내가 너무 쓰고 있지 않나 미안스러울 정도다. 자네도 한국에 오면 정부에서 철저한 신변경호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녀교육도 한국이 좋다”면서 “탈북민 자녀들은 대학학비를 다 국가가 부담하여 재정적 부담이 없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 대사대리의 잠적과 망명에 자녀교육이 큰 배경을 차지한다는 분석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태 전 공사는 자신이 쓴 ‘3층 서기실의 암호’가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소개하면서 “자네도 한국에 와 자선전을 하나 쓰면 대박 날걸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대한민국 헌법에 ‘한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이루어졌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조 대사대리에게 “미국 쪽으로 망명 타진을 했더라도 늦지 않았다”며 이탈리아 당국에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한국으로 가겠다고 하면 앞길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글 말미에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였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서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자네가 한국으로 온다면 북한에서 신음받고 있는 우리 동료들과 북한 인민들이 질곡에서 해방될 날도 그만큼 앞당겨 질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 “자네가 서울에 오면 더 많은 우리 동료들이 우리 뒤를 따라 서울로 올 것이고, 그러면 통일은 저절로 될 것”이라면서 “서울에서 자네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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