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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 케이스가 더이상 선물이 아닌 이유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최근 출장이나 통상, 여행 목적으로 해외 나갈 때, 여권 커버 선물이 크게 줄었다. 그 이유는 여권이 갖는 본질적인 목적, 여권의 중요성 때문에 생기는 다양한 사고의 예방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장가계에 여행갔던 한 한국인은 여권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나흘 늦게 귀국했다. 여권을 발급해 줄 한국영사관이 다른 성(省)에 있었기에 육로 왕복하는데 꼬박 이틀 걸렸고 신분 확인 및 발급, 새 항공편 예약에 이틀이 걸렸다. 추가 숙식,교통 비용은 패키지 값의 2배 정도였다. 해외여행때 여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기 위해 가이드가 전한 숱한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여권은 해외 오가는 사람의 신분증명서이다. 영어로 ‘passport’, 즉 항만통과증이다. ‘온전한’ 여권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

신분 정보가 정확해야 함은 물론이고, 여권 표지의 요철 문양, 표지 안쪽의 그림, 본문페이지의 배경무늬 등이 약속된 것과 일치해야 하고, 모든 게이트키퍼는 이를 확인한다. 사진 있는 쪽 만 위조하면 통과할수도 있기에, 모든 나라에서 케이스를 벗겨 확인한다. 전자 장비는 여권 원본 크기 만큼 만 받아들이므로 케이스가 있으면 안된다. 여권 케이스 선물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이다.

출입국 뿐 만 아니라, 보안검색, 항공기 탑승, 환전, 호텔 체크인, 면세점 쇼핑, 해외 수표결제, 국제면허증 발급, 국제송금 수신 등, ‘치장하지 않은’ 온전한 여권을 봐야할 게이트키퍼는 무수히 많다.

외교부에 따르면, 여권 서명과 다른 서명도 동일 필체여야 한다. 케이스 등 때문에 접히거나 손상되면 인식하지 못하고, 통과가 안된다.

로마 가서 로마법을 따르는 것은 고사하고, 한국에서 한국 입법부 의원이 한국법이자 국제법 조차 따르지 않다가 물의를 빚었다. 국내에서 망신당했기에 망정이지, 해외에서 그런 언행했다간 체포돼 나라 얼굴에 먹칠했을 것이다.

승무원에게 “아가씨”라 부르는 행위, 허락받지 않은 촬영, ‘나 왔다 감’ 등 관광지 낙서하기, “아후 올드 아유?”라며 초면에 사생활 묻기 등 새해에는 이런 ‘적폐’ 청산 했으면 좋겠다. 여권을 사용하는 순간, 모든 국민은 외교관이다. 통상과정의 국제법 준수도 여권에서 출발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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