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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길 미스터리’…고위층 맞다 vs 아니다
-이탈리아 체류 중인지 여부도 불분명
-부인 리광순 평양의과대학 출신 엘리트


조성길(노란색 원 안)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잠적한 가운데 그의 행방과 출신성분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조 대사대리가 작년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해 이탈리아 인사들과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로마 APㆍ연합뉴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그의 행방과 출신성분 등이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국가정보원이 지난 3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단에 조 대사대리 부부가 작년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보고한 내용뿐이다. 그 외에 조 대사대리가 망명을 추진중인지부터 어디에서 어떤 보호를 받고 있는지, 심지어 조 대사대리의 출신성분까지 의문표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국정원은 “조 대사대리 부부가 같이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상황”이라며 망명 여부를 단정 짓지 않았지만, 보고를 청취한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재 상황이) 망명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했다.

조 대사대리가 현재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정보당국은 특정 국가가 조 대사대리의 망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하는 신변보호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이탈리아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을 것을 추정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외교부 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우리가 아는 한 이탈리아는 조 대사대리로부터 어떤 망명 요청도 받은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이탈리아가 유럽 내 국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셍겐 조약 가입국이라는 점에서 이미 두달 전 잠적한 조 대사대리와 가족이 제3국으로 빠져나갔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조 대사대리의 최종 행선지와 관련해선 한국 당국에 어떤 연락도 취해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이 아닌 제3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 대사대리의 출신성분을 놓고도 국정원과 탈북인사 간 평가가 엇갈린다. 국정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조 대사대리에 대해 “고위층이 아니다”고 했다. 반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비롯한 탈북외교관 출신 인사들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조 대사대리의 부친이 1980년대 아프리카 국가 대사를 지냈으며, 장인 리도섭은 홍콩주재 총영사와 외무성 의례국장, 주태국 대사를 지낸 유력인사라고 전했다. 조 대사대리와 이번에 함께 잠적한 부인 리광순은 리도섭의 양녀로 평양 의과대학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조 대사대리가 북한 노동당의 검열과 규율을 책임지고 있는 조연준 당 검열위원장의 아들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번 사건이 남북ㆍ북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북한 대사급 고위외교관 망명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 내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보다 한국 정부가 더욱 촉각을 세울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올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더불어 남북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에 민감한 망명 사안은 남북관계 진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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