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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먼저 사람이 되자!
‘대학 졸업하고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스물아홉 청년입니다. 얼마 전에 아버지가 지인에게 부탁해서 그분 회사에 이력서를 냈는데 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원단 도매업을 하는 친척 형이 자기한테 와서 일을 배우면 나중에 독립하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의가 왔습니다. 형의 사업이 아주 잘 되는 터라 미련이 있다 보니,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버지 지인이 마련한 직장에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유는 네 가지. 첫째, 일이 일어난 순서이다. 어려울 때 절실히 부탁해서 취직해 놓고 나중에 다른 곳이 생겼다고 해서 신발 거꾸로 신는 건 도리가 아니다. 둘째, 친척 형이 오라고 한 시기가 문제다. 즉 정말 원단 사업을 권하고 싶었다면 진즉에 불렀어야 하는 거 아닌가? 2년이나 노는 걸 보다 못해서 ‘지지리 못난 놈, 정 할 일 없으면 나한테 와서 장사라도 배워라’ 이런 뉘앙스가 느껴진다. 세 번째는 왜 가게에 끌리는가이다. 이분이 꿈꾸는 것은 원단 사업이 아니라 ‘돈’이다. 시작부터 제사보다 제삿밥에 관심이 많은 자세로 갈등하며 과연 제사를 정성스레 지낼 수 있을까? 넷째는 ‘나중에 독립하도록’의 나중이 과연 어느 시점인지 모르기 때문이며, 독립하도록 도와준다는 것도 과연 어디까지를 해준다는 건지가 불투명하다. 돈을 빌려준다든지, 가게 터를 알아봐 준다든지, 그런 거는 다 해줄 수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결국 성패는 본인에게 달린 것이다.

양손에 떡 쥔 거 같아서 고민인 젊은이여!! 아주 절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아버지가 남에게 자식 취직을 부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모르긴 해도 2년간이나 부탁을 못 하고 기다렸다면 편하게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어렵게 찾아가서 머리 숙여 ‘내 아들 어떻게 일자리 하나 좀 만들어 주시게’라고 통사정했을 텐데, 그렇게 얻어낸 자리를 걷어차 보라. 그 지인이 ‘어허, 그 아비에 그 아들이구먼!’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칭찬 들어도 모자랄 판에 아버지 신용에 먹칠하고, 욕 들어 먹으면서 시작하는 원단 일이 과연 잘 될까? 황금돼지해에 직장이든 장사든 우리 모두 진국이 되어 크게 성공하길 빈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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