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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신화 이끈 ‘늑대문화’, 결국 자기 얼굴을 할퀴다
세계 통신장비시장 1위 ‘우뚝’
늑대문화 변질, 위법행위 속출
자살 직원 속출…中언론도 질타


[사진=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늑대와 같은 예민한 후각, 불굴의 의지, 협업정신이 있어야 한다”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인 이같이 강조한 회사의 ‘늑대 문화’가 화웨이의 성공 발판이자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분석·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가 지난해 전 세계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22%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게 된 데는 회사의 늑대문화가 주효했다. 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인 출신인 런 회장이 1980년대 회사를 세운 이후 줄곧 강조해온 끈기, 헌신, 추진력 등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늑대 무리처럼 예민한 후각으로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먹잇감을 발견하면 동시에 뛰어드는 협업을 통해 고속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방식이 도를 넘은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NYT는 화웨이가 미국 경쟁사의 소스코드를 무단복제해 소송당하자 추후 도용 사실을 일부 인정한 사례, 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티모바일 실험실에서 로봇 기술을 훔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런 회장은 지난 2015년 수천명의 직원들이 사내 자진신고 기간을 통해 금융 정보에 대한 부적절한 보고, 뇌물 수수 등 위법행위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런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도 이란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안문제는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화웨이가 사실상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놓여 있는 데다 정보를 빼내는 용도로 추정되는 부품이 발견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통신장비 보이콧도 나타났다.

직원들의 처우 문제도 제기된다.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 실험실 벽에는 ‘희생은 군인의 가장 큰 이상이다. 승리는 군인의 위대한 공이다’라는 글귀가 걸렸다. 익명을 요구한 3명의 화웨이 직원들은 NYT에 이들이 직장에 간이용 침대를 놓고 일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쟁 지역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고객들을 어떻게 확보하는지도 교육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되는 직원의 자살 문제도 중국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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